칼럼니스트 이강문의 직·설·직·언

미세먼지 대책, 언제까지 코끼리 다리만 만질 건가?

글/이강문(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9/02/13 [09:32]

칼럼니스트 이강문의 직·설·직·언

미세먼지 대책, 언제까지 코끼리 다리만 만질 건가?

글/이강문(칼럼니스트) | 입력 : 2019/02/13 [09:32]

미세먼지의 주범 찾지 못한 채 관계부처 대책만 난무
중국에 단속강화 요구하고…석탄 화력발전 비중 낮춰야

 

요즘 일기예보는 기온이 주가 되는 것이 아니고, 그 자리를 미세먼지가 자리하고 있다. 어쩌다가 이 나라 대기가 이토록 미세먼지로 뒤덮여 있는가.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의 관계부처 각료들은 대통령 입만 쳐다보고 대처에 대한 문제점을 전혀 제기하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고농도 미세먼지와 관련해 “재난에 준하는 상황으로 인식하고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미세먼지 대처는 어쩌면 코끼리를 다리 만지는 격이다. 미세먼지의 주범을 찾지 못하고,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대기국장에게 직을 걸라고 말했다”고 했다.

 

▲ 요즘 일기예보는 기온이 주가 되는 것이 아니고 그 자리를 미세먼지가 차지하고 있다.    


사흘이 멀다 하고 하늘을 뒤덮는 미세먼지가 고위 공직자의 자리를 걸어야 할 만큼 심각한 문제가 된 것이다. 대응책이 쏟아져 나온다. 국무총리와 민간 전문가가 공동위원장인 ‘미세먼지 특별대책위원회’가 발족했다. 국무조정실에는 ‘미세먼지개선기획단’이 생긴다.


국가미세먼지정보센터도 설립된다. 구체적인 대책도 자못 기대를 갖게 한다. 보조금 지급을 통해 노후 중·대형 경유화물차를 퇴출시키고, 서울 부산 광주 등 7개 도시에 수소버스를 시범 운행키로 했다. 다음 달부터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면 5등급 차량은 수도권 도로를 달릴 수 없게 된다.


이는 국내에서 미세먼지 발생원을 최대한 억제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올해 미세먼지 배출량을 28만3000t으로 억제한다고 한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지는 아직은 의문이 든다. 엊그제 서울과 경기, 대구, 경북 서부지역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한때 하늘이 온통 잿빛이었다. 이는 중국 영향이 크다.


최근 3년간 서해상 소청초 해양과학기지에서 고농도 미세먼지 오염원을 추적한 결과 70%가 중국 발이었다. 중국 동부지역 공업단지 등에서 배출된 미세먼지가 편서풍을 타고 날아온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중국정부에 강력하게 항의를 못하고 있다. 거대 중국에 거센 항의 없이 꼬리를 내린 것이다.


중국 정부에 단속을 강화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기상청과 환경부는 얼마 전 서해상에 기상항공기를 띄우고 인공강우를 만들어 중국 발 미세먼지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실험을 추진했지만 실패했다. 1월23∼24일 열린 한·중 환경협력공동위원회에서는 중국의 저감노력 약속을 받아내고 미세먼지 조기경보체계 공동 구축 등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만들어냈어야 한다.


이것만으로 부족하다. 장기적인 대책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 국내 발전의 40%를 차지하는 석탄 화력발전 비중을 낮추는 게 급선무다. 세계적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는 사설을 통해 “원전의 수명연장이 탄소 배출량증가를 막는 데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방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원전이 단계적으로 중단될 심각한 위기에 처한 한국 등 일부 국가에선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경고를 보낸 것이다. 2017년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하는 방안부터 미세먼지 저감 대책에 포함시켜야 한다.


우리 정부는 왜, 잘못된 정책에 대해 고칠 생각은 안하고 끝까지 밀고 나가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를 일이다. 운전방향만 약간 바꾸면 미세먼지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문제인데, 중국에 강력한 항의도 제대로 한번 못하고 탈원전 정책을 절대 바꿀 수 없다는 정책이 미세먼지가 잡힐 수 있을까?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월11일 원자력계 신년 인사회 특별 강연에서 "노후 원자력과 화력발전을 중단하고 신한울 3·4호기 공사는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정적 에너지 정책을 유지하고 원전 생태계 고사(枯死)를 막기 위한 방법으로 '신한울 원전 재개'를 공식 제안한 것이다.


그동안 학계와 산업계는 “새만금 내 태양광 건설보다 신한울 3·4호기의 경제성이 최소 10배 이상”이라며 공사 재개를 강하게 요구해 왔다. 그러나 정부는 탈(脫)원전 방침에 따라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한 데 이어 신규 원전 4기 건설을 백지화했고, 기자재 4900억원이 투입된 신한울 3·4호기도 공사 중단한 상태다.


문 대통령의 공약사항이고, 가까운 일본에서 원전사고로 인해 수많은 생명과 그 후유증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다만 근래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를 줄이는 방법 중 태양광이 떠오르고 있었다.


정부는 태양광이 원전을 대체할 수 없다는 것도 잘 알 텐데, 멀쩡한 산비탈을 깎아 태양광을 만들고, 이로 인해 피해를 보는 농어촌이 생겨나고 있는데 왜 이리 대안없는 고집을 하시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일기예보에 미세먼지가 사라질 수 있도록 노력해 봄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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