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에서 사업가로 변신한 우제창 전 의원 밀착 인터뷰

“로스팅에서 드립까지 전자동기계 개발…세계 커피 시장에 ‘큰 자국’ 남기겠다”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9/02/13 [09:40]

정치인에서 사업가로 변신한 우제창 전 의원 밀착 인터뷰

“로스팅에서 드립까지 전자동기계 개발…세계 커피 시장에 ‘큰 자국’ 남기겠다”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9/02/13 [09:40]

요즘 사람들에게 ‘식사 후 커피’는 일종의 공식과도 같다. 국내 커피 수요가 급증하면서 커피점이 넘쳐난다. 해외 유명 브랜드의 간판을 내건 가게부터 개인이 기획하고 창업한 가게까지, 1000원짜리 편의점표 커피부터 5000~6000원대 프리미엄 커피까지, 한 집 건너 생긴 커피점마다 긴 줄을 서는 풍경이 이제는 낯설지 않다. 가히 대한민국은 ‘커피공화국’이라 부를 만하다. 이쯤 되면 저렇게 커피집이 도처에 깔려 있는데 ‘장사가 될까’ 싶은 의구심도 생긴다. 커피 시장은 포화 상태라는 지적이 줄을 잇는 이때, “그래도 커피는 돈 되는 사업”이라고 열변을 토하는 사람이 있다. 정치인에서 사업가로 변신한 우제창 전 의원이다. 자타가 공인했던 ‘경제통 정치인’이 수치를 들이밀며 내놓는 장밋빛 전망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정치를 그만둔 후 커피에 꽂혔고, (주)테쿰이란 회사를 차리며 사업가로 변신한 우 전 의원의 ‘커피와 사업’ 이야기를 소개한다.

 


 

정치 그만둔 후 ‘커피에 꽂혀’ 바리스타 자격증 따고 커피 회사 차려
“커피 성장 잠재력 많다…이젠 원두와 로스팅이 커피 시장 주도할 것“

 

“한국인 커피 소비량 한 해 500잔…미국·유럽처럼 800~1000잔 갈 것”
“생두값은 원두의 1/5~1/10 수준…‘로스팅 권력’ 소비자에 돌려주겠다”

 

“고급 커피가 14억 중국인 깨우면 시장 휩쓸어 700조까지 판 커질 것”
“우리 내공으로 도전해 글로벌 커피 시장에 새로운 ‘자국’ 남기고 싶다”

 

▲ 우제창 전 의원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정치를 그만둔 후 커피에 꽂혔고, (주)테쿰이란 회사를 차리며 사업가로 변신했다.      <김상문 기자>    

 

서울 광진구 천호대로에 자리잡은 한 건물, 3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테쿰’이란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사무실 문을 밀고 들어가자 우제창 전 의원이 환한 표정으로 나타났다. ‘양복에 넥타이’라는 전형적인 정치인 패션이 아니라 밝은 밤색 바지에 곤색 재킷, 줄무늬 셔츠에 노타이 차림. 패션 감각도 얼굴 표정도 젊고 활기차 보였다.


한쪽 벽면이 온통 커피머신 사진으로 채워진 사무실은 구수한 원두향으로 가득했다. 테이블에는 커피머신 3대와 깔끔하게 포장된 생두 봉지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우 전 의원이 내민 명함에는 (주)테쿰 대표이사라는 글씨가 박혀 있었다.


우 대표는 “바로 볶아 바로 내린 커피의 세계가 얼마나 오묘한지 느껴보라”며 3대의 커피머신에 3가지 생두를 넣어 동시에 작동시켰다. 드르륵~  기계가 돌아가자 커피가 볶이느라 고소한 향이 코끝을 찔렀다. 기계가 커피콩을 볶고 갈고 내리도록 작동시키고, 카메라 앞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듯 시연하는 그의 모습은 영락없는 ‘커피 사업가’였다.


우제창 대표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거쳐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경제학자다. 이후 연세대학교 교수를 거쳐 정계로 진출했으며, 17·18대 국회에서 지금의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의원을 지냈다. 의원 시절 ‘말발’ 센 사람만 맡는다는 원내대변인과 당의 싱크탱크라고 할 정책위부의장도 거쳤다. 여의도를 주름잡던 그는 어쩌다가 커피에 꽂혔을까?

 

커피에 꽂혀 커피 회사 차려


-원래 커피 애호가였나?
▲이전까지는 커피를 전혀 모르고 살았다. 국회의원이던 때 커피는 입에도 안 댔다. 차를 마실 때는 늘 커피가 아니라 녹차를 택했다. 그러다가 2012년~2013년 정치적으로 어려움에 빠지고 여의도를 떠나면서 ‘커피의 대가’를 만나 가깝게 지내게 됐고, 나도 그를 따라 자연스레 커피의 세계로 발을 들여놓았다.


(우 전 의원은 2012년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정치적 수난’을 겪었으며, 항소심에서 일부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그 여파로 19대 총선에서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나는 뭐든 한번 빠지면 깊숙이 파고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편이라 커피 공부에 심하게 몰두했다. 커피에 관한 책은 죄다 구해 읽었고, 국내외 커피 관련 논문을 300편 이상 탐독했다. 커피에 미쳐 바리스타 자격증도 땄다. 세상에 없던 커피머신을 만들기 위해 회사를 차렸고, 커피와 기계를 보급하며 여기까지 왔다.

 

▲ 우제창 (주)테쿰 대표는 “바로 볶아 바로 내린 커피의 세계가 얼마나 오묘한지 느껴보라”며 취재진 앞에서 3대의 커피머신에 3가지 생두를 넣어 동시에 작동시켰다. <김상문 기자>    


-심하게 커피 공부를 했더니 뭐가 보이던가.
▲전 세계의 사무 공간에서 아침마다 즐겨 마시는 커피는 오늘날 지구상에서 석유 다음으로 많이 교역되는 상품이다. 지구인들은 해마다 무려 5000억 잔의 커피를 소비하고 있다. 커피는 이제 거의 모든 현대인의 일상생활에서 빠뜨릴 수 없는 기호품이자 필수품이다.


나는 명색이 경제학자였다. 정치를 할 때는 지식경제위원회 등 경제 관련 상임위에서 주로 활동했다. 그래서인지 커피의 본질을 파고들수록 ‘커피 산업’의 흐름과 미래가 보였다.


전 세계 커피 시장에는 지금까지 3번의 물결이 일었다. 제1의 물결은 가루로 된 인스턴트 커피 대중화다. 1980년대까지는 맥스웰·네슬레 등 가루커피, 봉지커피가 강세였다. 제2의 물결은 에스프레소 커피다. 에스프레스 머신에서 뽑아낸 커피를 판매하는 커피점이 이 무렵부터 각광을 받았다. 1990년대부터 일기 시작해 2000년대를 풍미한 스타벅스류의 커피 붐이 그것이다. 그러나 수증기와 압력으로 뽑아낸 에스프레소 커피가 대세를 이루면서 커피 맛이 획일화되고 말았다.


지금은 커피 시장에 또 하나의 파도가 치고 있다. 개성 따라 고급 커피를 즐기는 제3의 물결이 번지고 있는 것이다. 한 잔을 마셔도 제대로 된 커피를 마시자는 사람들이 늘면서 에스프레소 커피 시대를 지나 질 좋은 커피 쪽으로 옮아가고 있다. 적정한 온도로 끓인 물을 커피에 부어 뜸을 들여가며 추출하는 ‘브루잉 커피’ ‘핸드드립 커피’가 인기를 끌면서 애호가들이 ‘테라로사’와 ‘블루보틀’로 몰리고, 홈카페가 대유행을 할 조짐이 보인다.


커피를 습관처럼 마시는 게 아니라 추구하는 향미가 분명하고 그것을 위해 기꺼이 불편을 감수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로스팅 권력, 소비자에 넘기겠다”


-그러나 커피 시장은 이미 초포화 상태라는 지적이 많다.
▲커피의 성장 잠재력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에스프레스 커피’는 한계에 직면한 것이 사실이지만 고급 커피 시장은 어마어마하게 커질 것이다. 미국인들의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750잔으로 알려져 있고, 유럽인들은 한 사람이 해마다 커피를 1000잔이나 마신다. 핀란드·북유럽 사람들은 연간 1800잔의 커피를 소비한다.


그러나 한국인의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500잔 수준이다. 앞으로는 미국이나 유럽처럼 연간 800~1000잔까지 마시는 쪽으로 커진다고 본다. 국내 커피 시장은 2007년 3조5000억 원이던 것이 해마다 1조 원씩 늘어나 2017년 기준으로 11조7400억 원까지 불어났다. 그러나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우리 커피 시장은 17조~18조 원대까지 치솟을 여지가 충분하다고 본다.


앞으로는 원두와 로스팅이 커피 시장을 주도할 것이다. ‘핸드드립 커피’ 문화가 트렌드를 선도하고 로스팅한 원두를 직접 추출해서 마시는 방식의 ‘스페셜티 커피’가 대세를 이룰 것이다. 하지만 커피를 볶는 로스팅 기계는 가격이 너무 비싸다. 한 대에 수천 만 원이나 하는 기계를 구입할 개인은 몇이나 되겠는가. 또 로스팅 기계로 볶아서 파는 원두는 보존기간이 짧으면 일주일, 길어야 열흘이다. 이 기간이 지나면 ‘산패’되기 시작한다. 아무리 진공 포장을 해도 신선도를 지키는 데 한계가 있어 맛있는 커피와 멀어진다.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손으로 천천히 물을 부어 커피를 내리는 추출 방식도 일반인들에게는 번거롭게 느껴질 것이다.


-그래서 누구나 생두를 직접 볶아 바로 내려 마실 수 있는 원스톱형 커피머신을 만들게 됐나.
▲커피를 배우고 질 좋은 커피를 전문적으로 다루기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원두 그 이전의 생두를 직접 로스팅해 신선한 커피를 내려 마시는 마법의 세계를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다. 로스팅과 브루잉은 전문가들만의 영역이 아니다. 대부분 비슷한 맛으로 알고 있던 커피가 싱글 오리진 생두와 로스팅, 추출방식에 따라 다른 맛과 다른 향을 낸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또 한편으로는 생두의 세계에 발을 들이면서 ‘커피값, 특히 원두 가격이 왜 이렇게 비싸지’라는 의구심이 생겼다. 솔직히 말해 생두는 원두값의 1/5~1/10에 불과하다. 로스팅 기계로 볶기만 했을 뿐인데도 원두값은 5~10배 부풀려진 채로 소비자들에게 팔리고 있다. 이른바 로스팅이 권력이 되고 말았다. 이 ‘로스팅 권력’을 소비자들에게 돌려주고 싶었다. 소비자들이 직접 로스팅을 할 수만 있다면 훨씬 싼 값에 고급 커피를 즐길 수 있게 된다.


커피 한 잔 값은 2달러면 족하다는 게 나의 지론이다. 우리 돈으로 2500원에 즐길 수 있는 고급 커피의 세계를 열어젖히고 싶었다. 아무리 좋은 콩을 써도 생두값은 커피 한 잔을 얻는 데 300원을 넘지 않는다. 그래서 생두와 원두 시장을 개척하고 커피머신을 개발하는 일에 매달리게 됐다.

 

가마솥과 맷돌 접목한 커피머신


우 대표는 그때부터 우리네 전통 가마솥의 원리에 주목했고 온갖 실험과 109벌의 금형 작업을 거치며 ‘올인원 커피머신’ 개발에 몰두했다. 커피를 볶고 식히고 갈고 내리는 복잡한 과정을 전자동으로 구현하기 위해 금형비에만 9억 원을 들였고, 총 30억 원의 투자금을 쏟아부었다. 기계 전문가, 커피 전문가들과 수시로 머리를 맞댔다. 밥솥 회사와 냉장고 회사의 잘나가는 엔지니어도 영입했다. 그렇게 1년6개월간 고군분투하며 돈과 시간을 들인 끝에 ‘엔파체’란 이름의 커피머신을 세상에 내놓게 됐다.

 

▲ 우 대표는 로스팅에서 드립까지 전자동 커피기계를 구현하기 위해 우리네 전통 가마솥의 원리에 주목했고, 온갖 실험과 109벌의 금형 작업을 거치며 ‘올인원 커피머신’을 개발해 세상에 내놨다.   <김상문 기자>    


엔파체(enpache)는 라틴어에서 따온 이름으로 ‘평화 속으로’란 뜻을 지니고 있다. ‘슬로푸드인 커피의 본질을 깨운다’는 의미를 담아 엔파체라는 이름을 붙였다. 엔파체는 ‘가성비 좋은 커피머신’을 모토로 만들었기 때문에 여섯 잔의 커피를 내리는 데 40원의 전기료면 충분하다. 우 대표는 “취향에 맞는 커피를 찾는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엔파체를 이용하는 것”이라며 자랑을 했다.

 

-‘엔파체’란 기계의 작동원리에 대해 설명한다면.
▲엔파체는 커피를 깨어나게 하는 올인원형 기계다. 뚝배기만한 로스터에서 생두를 볶아 원두로 깨어나게 하고, 볶아진 원두의 열기를 쿨링팬으로 식히면 자동으로 커피가 그라인더로 건너간다. 넘어온 원두를 그라인더에서 적당한 입자로 갈면 다시 커피가 드립머신으로 내려간다. 드립머신에선 핸드드립 장인이 물을 내렸다 멈췄다를 반복하며 정성스럽게 커피를 추출하는 동작을 그대로 구현해 커피 본연의 맛을 한 번 더 깨어나게 만든다.


엔파체는 이 번잡한 과정을 단 12분 만에 원스톱, 전자동으로 알아서 처리하는 기특한 기계다. 한 번에 3~6잔의 커피를 내릴 수 있고, 온수 공급장치를 별도로 연결하면 짧은 시간에 수십 잔의 커피가 공급돼 상업용으로 쓸 수 있다. 또 생두를 볶는 동안 나는 연기가 꺼림칙하다는 사람들을 위해 특별한 ‘제연 기술’을 기계에 심어 연기 문제도 완전히 해결했다.


-그쯤 되면 특허도 받았을 법한데.
▲로스팅의 관건은 생두를 빨리 골고루 볶는 것이다. 엔파체의 로스터는 가마솥과 압력솥의 장점을 따서 만들어 커피콩이 골고루 빨리 볶인다. 덕분에 로스팅 방식으로는 국내 최초로 특허를 받았다. 앞서 설명했듯 로스팅 과정에서 발생하는 연기를 극소화하는 기계와 장치로도 특허를 2개나 따냈다.


-엔파체의 특장점에 대해 좀더 설명한다면.
▲우리 기계는 ‘이지 모드’에서 ‘마스터 모드’까지 설계되어 있어 커피를 모르는 초보도, 커피를 잘 아는 전문가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우리가 공급하는 생두에는 종류별로 1번부터 15번까지 고유번호가 매겨져 있다. 그 번호를 따라 버튼을 ‘이지 모드’에 맞추면 최적의 로스팅 프로파일이 내장되어 있어 기계가 가장 알맞은 시간으로 생두를 볶는다. 초보들도 최고의 커피를 간편하게 볶고 추출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또 버튼을 ‘마스터 모드’에 맞추면 전문가의 의도에 따라 로스팅 시간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그라인더에는 맷돌의 원리를 심었다. 원두를 가는 동안 커피가 지닌 성분이 파괴되는 것을 막아 본연의 향미를 즐길 수 있게 했다. 커피를 추출하는 ‘브루잉 장치’에도 우리만의 특허가 숨어 있다. 물과 원두를 자동으로 공급하는 장치로 특허를 받았다. ‘브루잉 장치’에는 하리오 V60 방식의 드리퍼(깔대기)를 심고, 순간 가열 방식으로 커피가 가장 맛있어지는 85~95℃의 물을 공급하며, 핸드드립 방식을 완벽하게 구현하는 기술도 들어 있다.


이제 엔파체 덕분에 누구나 가장 신선하고 맛있는 커피를 쉽고 빨리 만들어서 마실 수 있게 됐다. 모두 같은 맛으로 알고 있던 커피의 영역이 더욱 넓어질 것이다. 생두와 원두에 따라 다른 향과 다른 맛을 내며 다른 이야기를 전하는 커피 세계도 깨우치게 될 것이다.

 

“700조로 커질 중국 시장 눈독”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를 하다가 뒤늦게 커피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후발주자인데.
▲나는 기존의 시장에 숟가락을 얹으려는 게 아니라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설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커피보다 차를 즐겨 마시는 민족이다. 때문에 연간 커피 소비량은 한국의 1/20에도 못미친다. 그러나 고급 커피가 중국을 휩쓸 날도 머지않았다고 본다. 지금은 시장이 미미하지만 2020년 50조 원, 2025년 150조 원을 거쳐 700조 원대 시장까지 뻗어갈 것으로 예측한다. 미국의 500조 원대 시장을 훨씬 뛰어넘는 천문학적인 시장이 될 것이다.

 

▲ 우제창 대표는 “나는 기존의 시장에 숟가락을 얹으려는 게 아니라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섰다”면서 “커피머신과 원두로 700조 원대까지 커질 중국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상문 기자>    


-커피와 기계를 중국으로 수출한다는 얘기인가.
▲이미 수출을 하고 있다. 얼마전에는 커피머신 1000대를 중국으로 보내달라는 주문도 받았다. 커피와 카페는 하나의 거대한 문화 현상이며 산업 현상이다. 커피를 둘러싼 이 문화는 대단히 다양하고 역동적이다.


재미있는 것은 커피가 들어가면 정신활동이 강화되어 사람들이 깨어난다는 점이다. 커피의 역사를 살펴보면, 커피가 들어간 곳에서는 시대의 흐름이 바뀌고 상서로운 혁명이 일어난다. 근대에 들어와 산업혁명으로 커피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서 혁명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산업혁명이 한창일 때 영국으로 커피가 들어가면서 영국 사람들이 깨어났고, 프랑스에서는 혁명을 불러일으키는 각성의 도화선으로 작용했다. 카페는 민중의 혁명 의식을 고취한 아지트로 프랑스 혁명을 이끌어냈다.


이후 아메리카 대륙으로 커피가 건너가면서 미국인들을 깨웠다. 또 커피는 일본에 상륙해 열도 사람들을 깨웠으며, 일본인들은 커피를 가장 세련되게 마신다는 평을 낳았다. 이후 6·25 전쟁 와중에 커피가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건너오면서 한국인들이 깨어나기 시작했고, 우리 민족은 짧은 시간 안에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다.


이제는 각성제인 커피가 14억 중국인들을 깨우고 각성시킬 것이다. 게다가 중국인들은 무척 차를 즐기는 민족이다. 금값에 버금가는 셈을 치르고도 귀한 보이차를 마시는 사람이 적지 않다. 앞으로 커피 문화가 거대하게 퍼지면서 고급 커피를 가장 많이 소비할 나라는 아마도 중국이 될 것이다.


나는 ‘중국 경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정치를 그만둔 직후 중국에 8개월 정도 머물러 중국과 인연이 깊다. 그곳 시장에 대해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 2달러에 즐기는 고급 커피와 원스톱 머신으로 중국 시장을 파고들면 우리 회사의 존재감이 커지고, 비즈니스로도 성공하리라고 확신한다. 우리만의 내공을 제대로 살려 글로벌 커피 시장에 새로운 ‘자국’을 남기고 싶다.


그렇게 하자면 할 일이 많고 마음도 바쁘다. 엔파체의 특허 기술력을 바탕으로 1~2인 가구를 겨냥한 소형 커피머신 출시도 서둘러야 하고, 핸드드립 기법을 그대로 재현한 브루잉 머신도 선보여야 한다.


현재 ‘테쿰’에서는 커피머신만 만들고 파는 게 아니다. 스위스 취리히와 독일 함부르크의 커피 거상과 거래를 터서 최고급 생두 10여 종을 들여와 소분 포장을 한 후 판매하고 있고, 생두를 최적의 상태로 볶아낸 원두도 시중에 공급하고 있다. 앞으로는 질 좋은 커피를 누구나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만들 생각이다. 체인점 사업도 넓혀갈 계획이다.

 

“EX카페 특혜? 황당하고 억울!”


-체인점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지난해 12월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 수사관이 고속도로 휴게소에 커피와 머신을 공급한 것과 관련해 특혜 의혹을 제기해 시끄러웠는데.
▲그분의 주장은 실체가 없고 첩보도 아니다. ‘첩보’란 알려지지 않은 정보를 비밀스레 알아내어 보고하는 것 아닌가. 지난해 국정감사 때 이미 거론됐다가 실체가 없어 가라앉은 얘기를 새삼스레 다시 꺼낸 것일 뿐이다.


한국도로공사가 기획한 ‘EX카페’에 우리 기계와 커피를 공급하게 된 계기는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 때문이 아니다. 특혜는 더더욱 아니다.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 사업을 하는 계룡산업 대표와 나는 고등학교 선후배 관계로 친하게 지내온 사이다. 우리 커피머신을 일찌감치 경험한 계룡산업 대표가 대단한 기계를 만들었다고 극찬하며 고속도로 휴게소 사업에 접목하자고 미리 제안을 해왔다.


그리하여 알뜰주유소인 ‘EX오일’을 성공시켜 호평을 받은 도로공사가 계룡산업과 손을 잡고 진행하는 질 좋고 값싼 커피인 ‘EX카페’ 사업에 우리가 들어가게 된 것이다. 기계와 기술과 커피를 대기로 한 후 커피머신 시연을 위해 김천의 도로공사 본사를 찾았다가 이강래 사장을 만났을 뿐이다.


청년창업을 돕는다는 차원에서 중부고속도로 하남드림휴게소에 개설한 ‘EX카페 1호점’에서는 주말 1200잔, 평균 800잔의 커피가 팔린다. 3000~4000원을 지불하고도 맛은 그렇고 그런 휴게소 커피에 불만이 많던 소비자들이 2500원짜리 질 좋은 커피를 먼저 알아본 것이다. 6000~7000원짜리 ‘테라로사급 품질’의 커피를 2500원에 공급하면 국민들에게 좋은 것 아닌가.


하남휴게소에는 7대의 커피머신을 납품했고, 지금은 원두를 공급하고 있다. 사실 ‘경제 논리’로 따지자면 우리 입장에서는 많이 남는 게 아니다. 커피머신은 시중가보다 훨씬 싼 값에 납품했고, 질 좋은 커피콩을 남들보다 싸게 공급하고 있다. 오히려 우리가 ‘EX카페’에 특혜를 줬다. 우리 원두를 허접한 커피콩과 비교하며 특혜 비리로 몰아세우는 건 황당하고 억울하다. 할 말은 많지만 지금은 참고 있다. 경쟁력으로 시장을 파고든 건 특혜가 절대 아니다. 실체가 없는 특혜설의 진상은 머지않아 밝혀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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