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家 삼형제 골육상쟁 막후

둘째의 반란으로 ‘형제의 난’ 2라운드

김현일 기자 | 기사입력 2014/07/14 [10:08]

효성家 삼형제 골육상쟁 막후

둘째의 반란으로 ‘형제의 난’ 2라운드

김현일 기자 | 입력 : 2014/07/14 [10:08]
‘조석래 차남’ 조현문, 형과 동생네 회사 배임·횡령으로 고발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 최소한 참고인 조사로 코너 몰려


▲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형 조현준 사장과 동생 조현상 부사장이 대주주로 있는 그룹 계열사의 배임·횡령 혐의를 수사해 달라며 검찰에 고발했다.(왼쪽부터 조현준·조현문·조현상 삼형제)    
효성가(家) 형제 간의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둘째의 반란’으로 조석래(79) 효성그룹 회장의 세 아들 간에 또다시 잡음이 불거지고 있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형 조현준 사장과 동생 조현상 부사장이 대주주로 있는 그룹 계열사의 배임·횡령 혐의를 수사해 달라며 검찰에 고발했다. 이는 형과 동생을 겨냥한 고발이나 다름없는 것이어서 효성가 ‘형제의 난’이 2라운드에 접어든 모양새다.
7월9일 재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효성그룹 계열사인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와 ㈜신동진의 최현태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는 것. 서울중앙지검은 이 사건을 조사부에 배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와 ㈜신동진은 부동산 매매·임대 회사로 효성가 3형제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조현준 사장은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 조현상 부사장은 신동진의 최대주주다. 조현문 전 부사장은 이 두 회사의 지분을 각각 10%씩 갖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월 법원으로부터 자신이 주주로 있는 효성 계열사들의 현금출납장과 계정별원장 등 회계장부를 열람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받았다. 이번 고발건도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와 신동진의 회계장부를 열람하다가 효성 측이 100억원대의 횡령·배임 혐의를 저지른 것으로 판단하고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부사장은 또 고발장을 통해 두 회사의 최대주주인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의 배임·횡령 혐의도 수사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현문 전 부사장은 트리니티가 형인 조현준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에 자금을 대여하고 출자 전환하는 과정에서 회사에 66억원가량의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트리니티가 해외 페이퍼컴퍼니가 인수했던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의 신주를 다시 사들여 42억원의 손해를 보고, 신동진도 부실 계열사를 인수하면서 수십억원의 손해를 봤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률을 잘 아는 조 전 부사장은 “트리니티와 신동진의 손실은 결국 최대주주인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의 이익으로 이어졌다”며 “이 같은 행위가 형과 동생의 지시나 묵인 아래 이뤄졌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은 최소한 참고인 자격으로라도 검찰 수사를 받을 수밖에 없는 코너에 몰렸다.
조 전 부사장은 서울대와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한 뒤 미국 뉴욕주 변호사로 활동하다 1999년 효성에 입사해 2006년 중공업 PG장을 맡았다. 형과 동생에 비해 늦게 경영일선에 뛰어들었지만 그룹 경영 과정에서 형·동생과 갈등을 빚어왔고, 현재는 국제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결국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2월 보유하고 있던 자신과 아들 명의의 효성 보유 지분을 제3자에게 모두 처분하고 효성그룹을 떠났다. 당시에는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이 있어 변호사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겠다고 홍보대행사를 통해 입장을 밝혔지만 후계 구도를 놓고 겪은 갈등이 실제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조 회장이 장남에게 힘을 실어주자 차남인 조 전 부사장이 반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2월 회사를 떠난 후 한 언론사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오랜 기간 말할 수 없는 많은 음해와 루머에 시달려 왔다. 그중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악의적인 내용들이 있다”며 복잡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조현문 전 부사장의 퇴사 이후 효성은 국세청 세무조사와 검찰 수사가 이뤄져 최근 조석래 회장 등이 조세포탈과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효성그룹은 이날 배포한 입장자료에서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와 신동진의 투자는) 적법한 경영판단에 따라 이뤄진 정상적인 투자활동으로 앞으로 검찰 수사과정에서 적법하다는 것이 소명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히면서 “이사로 경영에 전반적으로 참여했던 사람이 자세한 내용을 알고 있으면서도 퇴직한 뒤 몸담고 있던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계속하는 것은 불순한 의도로 보인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편 조세포탈 및 회계 분식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은 지난 7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3차 공판에 참석했다. 조 회장은 2003~2008년 분식회계를 통해 차명재산을 운영하고 국내 및 해외 비자금을 조성해 빼돌리는 등의 방법으로 총 7000억원대 횡령·배임·탈세 혐의로 지난 1월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효성이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외국사업에서 대규모 부실이 발생하자 10여 년 동안 1조원대의 분식회계를 통해 법인세 수천억원을 탈루한 것으로 보고 있다.
penfr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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