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전용 카지노 내국인 들락 실태

외국인 전용 카지노 VIP룸 진짜 큰손은 다 한국인이라고?

이상호 기자 | 기사입력 2014/09/01 [16:06]

외국인 전용 카지노 내국인 들락 실태

외국인 전용 카지노 VIP룸 진짜 큰손은 다 한국인이라고?

이상호 기자 | 입력 : 2014/09/01 [16:06]
내국인이 외국인인 양 여권 외조해 출입…업자들은 알면서 눈감아 주고…
'외국인 전용' S카지노 VIP룸 진짜 큰손들은 국적만 살짝 바꾼 한국인


외화유입 등 여러 가지 수익성 사업으로 꼽히는 카지노 산업. 덕분에 각 지자체에서는 지금까지도 카지노라면 발 벗고 환영하는 추세인데 전국의 서울 인천 대구 강원 부산 제주에 걸쳐 총 16개가 운영 중이다. 하지만 그 운영실적을 놓고 보면 대부분의 지자체는 ‘판돈’을 거의 잃고 파산상태에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수도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카지노가 만성적자에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 이런 이유로 언제부터인가 외국인전용 카지노에는 실적 만회를 위한 ‘편법’들이 버젓이 횡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취재/ 이상호 기자
“외국인 전용 S카지노 VIP룸의 진짜 큰손은 국적만 바꾼 한국인이다. 온두라스 등 중남미 영주권을 불법 취득한 한국인들이 거액을 베팅하고 있다.”
S카지노에서 딜러로 일하고 있는 박모(여·28)씨의 주장이다. 그는 또 “외국인 전용은 이제는 말뿐이다. 중국인, 일본인 관광객들은 허울만 큰손일 뿐 카지노에 상주하면서 큰 판돈을 굴리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국적 세탁자’들이다”고 덧붙였다.
이 딜러의 말처럼 우리나라 16개 카지노의 ‘외국인 전용’ 타이틀이 무색해진 사건이 발생했다. 위조된 영주권을 사용해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서 900억 원이 넘는 판돈을 굴린 한국인들이 무더기로 검거됐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 사건에는 전 주한 온두라스 대사가 관련돼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사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경찰청 외사국은 4년 전 온두라스 등 중남미 지역 영주권을 위조해 준 김모씨 등 카지노 에이전트 2명에 대해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한 경찰은 다른 에이전트 1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데 이어 미국으로 달아난 위조책 이아무개씨 등 2명을 수배하고 미국 이민국에 송환을 한 바 있다.
위조된 영주권을 사용해 외국인 행세를 하며 900억 원이 넘는 거액으로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서 상습적으로 도박을 벌여온 의사 등 부유층 인사 34명에 대해서는 불구속 입건시켰다. 더불어 외사국은 영주권 위조에 협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전 주한 온두라스 대사인 A씨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경찰조사 결과 드러난 이들의 기상천외한 범행 행각은 다음과 같다. 김모씨 등 카지노 에이전트 2명은 지난 2009년 10월경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출입을 희망하는 내국인을 모으기 시작했다. 당시 국내에 위치한 총 17개의 카지노 중 강원랜드를 제외한 나머지 16개의 카지노는 모두 ‘외국인 전용’으로 규정돼 있어 한국 국적인 사람은 출입할 수가 없다. 그럼에도 출입이 가능한 방법이 있다며 유혹의 덫을 놓았던 것.
이들 에이전트가 노린 주요 타깃은 의사, 건설회사 회장, 여행사 대표, 은행원, 운동협회 회장, 주부 등 직업은 다양했으나 대부분 경제력이 풍족한 국내 상류층 인사들이었다. 경찰에 적발된 34명 중에는 유명 여성 체육협회장인 L씨와 대형 건설회사 대표인 M씨 등 사회 지도층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담당 형사인 강인석 경정은 8월16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이들 인사들이) 강원랜드나 외국 카지노는 너무 멀다고 생각해 영주권을 위조해 달라고 부탁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브로커 김씨 등은 이들에게 1인당 미화 1만 달러(한화 1200만 원 상당)를 받고 온두라스 등 5개국의 영주권 카드를 위조해 주기로 했다. 실행은 총책인 이모씨 등이 맡았다. 주한 온두라스 대사관 상무관을 사칭하던 이들은 김씨로부터 영주권 위조를 의뢰받아 엘살바도르에서 영주권 카드를 위조해 국내로 들여왔다.
이 과정에서 적발될 위험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미국 등 제3국을 경유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이렇게 이씨 등이 영주권 카드를 국내로 들여오면 마지막 바통은 대사관에서 이어받았다.
도박 피의자들을 조사하던 경찰청 외사국은 온두라스 대사관이 이 사건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의심을 갖게 됐다.
 도박 피의자들이 “A 전 대사가 브로커들에게 술 접대를 받는 모습을 보았다. 확인서 한 장당 100만 원씩 받았다는 말을 들었다”는 공통된 진술을 했기 때문이다. 이를 토대로 경찰은 브로커들의 계좌를 추적했고, 이들이 A 전 대사와 금전 거래를 한 내역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은 금액이라 혐의를 잡기는 어려웠지만 빈번한 거래 내역만으로도 브로커들과 A 전 대사의 친분관계를 충분히 입증할 수 있을 것이란 게 경찰의 판단이다.
호주머니를 두둑하게 채운 A 전 대사는 위조된 영주권 카드가 마치 적법하게 발급된 영주권 카드인 것처럼 확인해 줬다. 경찰청 외사국이 확보한 ‘대사관 민원대장’에 따르면 A 전 대사는 영주권 카드의 합법성을 증명하는 확인서를 내주면서 미심쩍은 부분이 있어도 자세한 확인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여권·카드 등 이용해 ‘국적세탁’ 버젓이 외국인 카지노에서 도박
내국인 모시는 에이전시 두고 영업…‘외국인 전용’ 타이틀 무색
외국인 카지노 사기도박 국제망신…외국인 전용 ‘감독위원회’ 필요


최근에도 이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에는 카지노가 직접적으로 여권 등을 위조, 외국인 카지노에 내국인을 들인 사건이었다. 도박 자체도 불법으로 진행됐다. 지난 6월 울산지방검찰청에 제보한 카지노 고객에 따르면 지난 2011년 3월 대구 인터불고호텔에 개장한 ‘골든 크라운 카지노’는 고객들의 돈을 따기 위해 불법으로 ‘탄카드(위조카드)’를 이용해 바카라 게임을 펼쳐왔다.
인터불고 카지노는 고객들이 절대 돈을 딸 수 없도록 위해 사용해온 ‘탄카드’ 방법은 ‘탄조합’, 매작업(뱅커와 플레이어의 승패를 디자인한 후 그것에 맞게 카드 조합), 원바이원(특별한 셔플로 카드를 일정한 순서대로 섞는 방법)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겜블러와 카지노 전문가들에 따르면 ‘탄카드’는 일반적인 바카라 게임진행과 전혀 다른 양상으로 게임이 진행되며 간혹 고객에게 유리하게 진행될 경우 카드뒷장을 바꿔치기 하는 수법을 이용했다.
인터불고 카지노에서 거액을 탕진한 B씨의 경우 7개월에 수억원 이상 탕진하는 등 최소 수명으로부터 현재까지 검찰에서 밝혀낸 금액만 22억 5000만원에 달하지만 정확한 조사가 진행되면 피해액수는 훨씬 늘어날 전망이다.
외국 국적의 B씨는 “대구 인터불고 카지노에서 거액을 탕진한 뒤 카지노 직원들에게 탄카드 수법을 전해 들었다”며 “이 카지노는 탄카드 외에도 내국인에게 가짜 여권을 만들어 출입을 시키는 등 불법행위를 수시로 하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또 B씨는 “대구카지노는 경주에서도 내국인 출입 등 각종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거액의 추징금을 납부했던 전력이 있다”면서 “울산지검 수사에서 현재까지 밝혀진 피해액수는 극히 일부”라고 덧붙였다.
골든 크라운이 대구인터불고호텔에서 개장하기 전 업주 K씨는 경주 힐튼호텔에서 ‘베니스타’ 법인으로 카지노 영업을 하면서 내국인의 수시 출입이 적발돼 거액의 추징금을 납부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 인터불고호텔로 카지노장을 옮긴 김모씨는 법인명을 골든 크라운으로 바꾼 뒤 친척 명의로 대표자까지 바꿨지만 고객들의 돈을 갈취하기 위해 VIP는 물론 일반 영업장에서도 ‘탄카드’를 사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울산지검은 지난달 회사 대표 김씨와 카지노의 실질적 소유주인 김씨의 동생 김모씨, 재무이사 박모씨, 영업부장 윤 모씨, 바카라 테이블에서 ‘블랙딜러’로 활동한 한모씨 등 3명의 여자딜러까지 구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지검 관계자는 “대구인터불고 카지노에서 고객들에게 사기도박으로 돈을 갈취한 혐의가 확인돼 대표와 관련자 등을 모두 구속했다”며 “조만간 사기도박 행위에 대해 수사결과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터불고카지노 운영자인 골든 크라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답변해 줄 말이 없는 상황”이라며 “(수사)결과가 나온 게 없어 죄송하지만 알려 줄 말이 없다”고 말했다.
내국인 출입은 공공연한 비밀
카지노 업계 일각에서는 손님이 없는 카지노나 영업이 잘 되는 곳이라도 더 큰 이익을 내기 위해 내국인을 불법으로 출입시킨다는 의혹이 계속 제기돼 왔다. 하지만 손님이 많기로 소문난 서울과 부산의 카지노에서도 내국인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세븐럭카지노 강북점을 자주 찾는다는 한 중국인 교포는 “예전에는 객장 내에서 한국인을 종종 볼 수 있었는데 서울지역에 단속이 심해지면서 최근에는 거의 사라진 상태”라며 “한국인이 있다고 하더라도 다들 합법적으로 해외 영주권을 소지한 사람”이라고 전했다. 카지노 관계자들 역시 “단속을 철저히 하기 때문에 내국인 입장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단호한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철저한 단속에도 사각지대가 있을 수 있다. 어렵사리 만난 화교 출신의 현직 카지노 딜러는 “4년 동안 카지노에서 일하면서 위조여권을 이용해 입장하는 한국인들을 꽤 많이 봤다. 입구에서 잡힌 사람들도 있었으니 걸리지 않은 사람들도 많을 것”이라며 “손님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자신을 한국인이라 밝히는 사람도 있다. 그들이 말하길 불법인 걸 알면서도 외국인전용 카지노에 들어오려는 한국인이 많다고 하더라. 돈으로 영주권을 사서 들어오는 방법이 가장 흔하다는데 자세한 얘기를 물어보면 ‘다 들어올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제주도 유명 카지노에서 일하고 있는 딜러 역시 “한국인들이 출입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다른 지역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제주에서는 일반 객장에서 한국인을 찾아보기 힘들다. 굉장히 암암리에 에이전트가 개입해 VIP로 분류되는 손님과 접촉한 뒤 카지노로 모셔오는 시스템이다. 이렇게 손님을 끌어오면 카지노에서 커미션을 주는 형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제주 외국인전용 카지노에 초대를 받은 적이 있다는 한 40대 남성은 “어떻게 내 전화번호를 입수했는지 에이전트에서 전화가 왔다. 서울이나 부산은 단속이 심하니 제주로 놀러 오라더라. 항공과 숙박도 다 해결해준다 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가진 않았으나 이런 연락을 받은 친구들이 몇 명 있었다. 골프를 미끼로 밤에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곳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손님을 끌어 모은 에이전트는 위조여권 브로커와 접촉해 ‘검은머리 외국인 만들기’에 돌입한다고 한다. 한 위조여권 브로커는 “국적과 이름, 원하는 연령, 사진만 정해주면 어떤 국가 여권이든 제작이 가능하다. 국적이나 요구사항에 따라 가격은 다르지만 평균 750만 원 정도다. 여기에 돈을 조금 더 보태면 여권관리청에 줄을 대 더욱 확실한 여권을 만들 수 있다”며 “얼마 전에도 한 카지노 에이전트에서 단체로 중국 여권을 의뢰했다. 이처럼 카지노 출입을 위한 위조여권 제작은 대부분 개인이 아닌 에이전트가 접촉해 온다”고 귀띔했다.
급하게 여권이 필요할 때는 조선족들의 여권을 빌리기도 한단다. 이 방법은 제주도에서 흔히 쓰인다고 하는데 카지노 인근의 분식집에서 일하는 한 조선족 여성은 “단순히 여권만 빌려주면 몇 십만 원씩 주니 처음엔 뭐에 쓰는지도 모르고 준 적이 있다. 알고 보니 한국인을 외국인전용 카지노에 들여보내기 위해 사용되고 있었다. 내 여권으로 고객카드를 만들고 그 뒤로는 이걸로 마음대로 출입을 하더라. 보통 여자 여권보다는 한국인과 비슷한 외모의 조선족 남자 여권을 많이 찾는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편법으로 내국인을 입장시킨다고 지목받은 카지노업체들은 하나같이 이러한 사실을 부인했다.
서울지역 외국인 전용카지노업체의 한 간부는 “외국인 전용카지노에서 고객들에게 조직적으로 사기도박을 펼쳐왔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라며 “이번 사건은 한국 카지노에 대한 국제적 망신”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외국에서 철저하게 관리·감독 역할을 하는 카지노 감독위원회의 설치가 필요한 이유”라며 “내국인 출입도 문제지만 카지노가 조직적으로 탄카드를 사용해 고객을 속인 행위는 어떤 변명으로도 납득할 수 없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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