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88 234 건강기획 약이 되는 산나물·들나물 이야기

“쌉싸름·떨떠름…5월의 산나물은 천연 항암제!”

취재/김보미 기자 | 기사입력 2012/05/30 [14:37]

9988 234 건강기획 약이 되는 산나물·들나물 이야기

“쌉싸름·떨떠름…5월의 산나물은 천연 항암제!”

취재/김보미 기자 | 입력 : 2012/05/30 [14:37]

▲ 산나물에 들어 있는 비타민, 미네랄, 칼륨, 칼슘, 철 등은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서 몸에 활력을 준다. 식이섬유소는 비만 예방에 도움이 된다. 사진은 재래시장에서 소비자와 상인이 산나물을 사고 파는 모습.     © (주)펜그리고자유


 

5월에는 산나물이 지천이다. 향긋함과 쌉쌀함이 특징인 제철 산나물은 보약 못지않게 몸에 좋은 역할을 한다. 우리 땅에서 철따라 생산되는 산야초는 서늘한 바람과 맑은 물, 따사로운 햇볕과 기름진 흙 등 자연의 혜택을 듬뿍 받고 자라 저마다의 맛과 향이 있다. 하늘과 땅의 기(氣)로 자랐기에 재배 채소에 비해 몇십 배나 농도 짙은 영양 성분을 품고 있다. 그래서 봄에는 산나물 축제가 열리는 곳도 많다. 5월에만 경기도 양평, 강원도 정선, 경북 영양 등 전국 각지 10여 곳에서 ‘산나물 축제’가 열리고 있다. 산나물이 자연식품으로 각광받으면서 최근 산나물에 대한 성분 분석부터 생리활성 작용에 이르기까지 영양학적 효능을 밝히려는 노력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사건의 내막>에서는 최근 서점가에 등장한 <약이 되는 산나물 들나물>(농민신문사)이란 책을 통해 우리 땅에 나고 자란 산나물, 들나물, 나무나물의 종류와 효능을 소개한다.

 

봄나물은 완벽한 자연식품…곰취=천연항암제, 곤드레=종합비타민

산나물 특유의 떫고 쓴 맛은 인체 내에서 탁월한 항암효과 발휘

 

만물이 생기(生氣)를 얻는 봄, 겨울을 이겨내느라 에너지를 다 소비해 버린 몸이 원하는 최상의 음식은 자연식이라고 한다. 야생초·나뭇잎·줄기·뿌리·열매 등은 대지의 에너지와 햇살, 신선한 공기가 빚어내는 파장으로 담백한 음식이 된다. 우리가 음식에서 얻는 것은 영양과 칼로리뿐만 아니라 음식 자체가 지니고 있는 생명력이다. 자연의 기(氣)가 충만한 음식은 자연과 감응하는 힘을 길러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는 예부터 수려한 산과 바다, 맑은 물, 뚜렷한 사계절이 있어 나물거리가 되는 산야초가 매우 많다. 우리 민족의 끈질긴 생명력의 바탕이기도 한 나물은 신분의 고하(高下)를 가리지 않고 먹는 중요한 부식물이었다.


산나물 떫은맛은 항암성분 보고

국어사전에서 나물을 찾아보면 ‘먹을 수 있는 풀이나 나뭇잎의 총칭, 또 그것을 조미해 무친 반찬’이라고 나와 있다. 나물은 흉년이 들면 ‘져(쌀겨)를 구해다 나물죽을 쑤어 배를 채웠던’ 굶주림을 면하는 구황식품이었다. 자연을 사랑하고 순응하며 살았던 우리 조상들은 수많은 식물들 중에서 독이 없는 식물만 가려서 먹는 경험적인 지혜가 있었다.

우리 땅에서 나고 자라는 산야초는 재배 채소에 비해 몇십 배나 농도 짙은 영양 성분을 품고 있다. 치열한 자연 생태계 속에서 조금이라도 많은 양분과 햇빛,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나름대로의 생존 전략을 가지고 있는 바, 주변 식물을 잘 자라지 못하게 하기 위해 생장 억제 물질을 분비하고, 곤충이나 세균 등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고농도의 항산화 물질을 다양하게 생산한다.

이것이 산나물 특유의 떫은맛을 형성하는데, 이 성분은 여러 가지 다당류 성분이 결합된 것으로, 주성분은 알칼리성 염류 및 알칼로이드다. 이것이 인체 내에서는 탁월한 항암 효과를 발휘하고 노화를 예방하며, 여러 가지 효과가 있는 약성(藥性)이 된다. 다양한 연구를 통해 산나물의 효능도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다.

산나물의 매력은 독특한 향과 맛이다. 덕분에 밋밋한 밥상이 한결 풍성해진다.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 등을 함유해 영양가도 높다. 산나물에 들어 있는 비타민, 미네랄, 칼륨, 칼슘, 철 등은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서 몸에 활력을 준다. 식이섬유소는 비만 예방에 도움이 된다. 다른 영양소의 흡수를 방해하고 포만감을 높여 상대적으로 음식을 덜 먹게 하기 때문이다.


자연이 내린 보약, 산나물·들나물

<약이 되는 산나물 들나물>이란 책에는 우리 땅에서 나고 자란 산나물, 들나물, 나무나물 의 효능과 사진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오현식 농민신문사 기자가 참나물 등 사진 한 컷을 찍기 위해 산야를 헤매고, 날씨가 도와주지 않으면 다음을 기약하기를 반복하면서 10여 년간에 걸쳐 마침내 완성한 이 책에는 알찬 내용만큼 오 기자의 노력과 무한정성이 책갈피마다 깃들어 있다.


자연의 氣 충만한 산나물 자연과 감응하는 힘 길러 건강유지 도움

산나물·들나물 병을 치유하는 藥으로, 춘궁기 이기는 식재료 주목


그저 지나칠 수 있는 흔하디흔한 풀이 우리 몸에 약이 되고 훌륭한 요리가 될 수 있음을 재발견하고 나물 하나하나에 얽힌 지은이의 스토리텔링 노력 또한 독자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산에서 아무리 작은 산짐승이라도 만나면 덜컥 겁이 나지만 산나물을 만나면 산행이 즐겁고 행복하다. 이름만 아는 산나물을 만나면 마치 마중 나온 친구를 만난 듯 반갑고, 무겁던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산기슭으로 들어서면 수리취와 도라지 등이 가장 먼저 나와 반기고, 중턱으로 올라가면 고사리와 참취가 마중을 나온다. 이어서 신선한 향을 흩뿌리는 더덕과 곰취가 정상까지 안내한다.

산나물은 때가 있다. 텃밭에서 재배하는 채소와는 달리 철저히 계절에 따라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으므로 제철을 놓치면 맛볼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취나물·고사리·쑥·두릅 등 대표적인 나물 몇 가지는 시장에서도 구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산나물은 맛을 아는 지역 사람들만 제철에 채취해 먹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산야초는 580여 종에 달하고, 그중 식용 가능한 것이 300여 종이 넘는다고 한다.

오현식 기자는 “몸과 마음 건강에 좋은 우리 산야에 나는 산나물과 들나물에 관심을 갖고 자주 밥상에 올리자”고 주장한다.

“등산을 할 때 식물이나 산나물의 이름과 특성을 알면 얼마나 뿌듯한지 모른다. 개중에 잘 아는 산나물을 만나면 오랜 친구를 만나는 것처럼 아주 반갑다. 이름을 아는 풀이 길섶에 줄지어 서 있으면 산행이 힘든 줄 모른다. 마치 마중을 나온 벗을 만난 듯 반갑고, 한없이 무겁던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며느리도 안 주는 나물, 삽주

하지만 나무가 빽빽이 우거진 산속에 꼭꼭 숨은 산나물을 찾아 사진을 찍고 자생지를 탐방하는 일은 녹록지만은 않다고. 하루에 독사를 세 번이나 만나고 겁에 질려 오금이 절어 탐방을 포기하고 산을 내려온 이야기는 뒷골을 섬뜩하게 한다. 그날 탐방을 포기하고 일행을 기다리다 무료하여 다시 산에 들어갔다 아까워서 며느리한테도 안 준다고 할 정도로 맛있는 삽주를 우연히 발견한 이야기는 지루하지 않게 책장을 술술 넘기게 한다.

오 기자는 “인터넷 등 우리 산나물과 들나물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기 위해 책을 내기로 결심했다”면서 “우선 널리 재배하거나 먹는 산나물 들나물 50가지를 책으로 묶었다”고 밝혔다.

“마트나 시장에 가 보면 화가 치밀 때가 많다. 일본에서 육성한 삼엽채가 참나물이라는 이름으로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인터넷의 블로그나 카페에서 삼엽채를 참나물이라고 소개하는 글이나 사진이 많이 올라와 있다. 게다가 삼엽채를 참나물로 잘못 알고 레시피를 소개하는 요리 연구가까지 있을 정도다. 이 땅에서 나고 자라는 산나물을 제대로 알고 요리법을 개발하고 전파하는 요리 연구가가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산나물을 뜯으려고 산에 들어가다 보면 길을 잃는 경우가 더러 있다. 길을 잃어 당황하게 되면 산을 올라가는 길인지 내려가는 길인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땐 무조건 가장자리에 질경이가 난 길을 따라가면 된다. 질경이 키가 크고 무성하게 자라는 길일수록 민가와 가깝다. 위성 내비게이션은 고장날 염려가 있지만 질경이는 영원히 고장이 날 염려가 없는 자연 내비게이션이다.”

<약이 되는 산나물 들나물>에서는 비슷한 산나물 들나물을 한눈에 구별하는 방법을 싣고 있어 식도락가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곤달비와 곰취는 맛과 향이 비슷해 언뜻 봐서 구분하기 어렵다. 하지만 오 기자는 잎줄기가 고구마 줄기처럼 둥근 것은 곤달비, 각이 지고 홈이 난 것은 곰취로 구별하는 요령을 속 시원하게 알려준다.

또한 지방마다 다르게 부르는 다양한 나물 이름과 오래전부터 전국 지역에서 전해 내려오는 요리법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오래전부터 산나물을 뜯고 요리해 밥상을 차렸던 할머니들의 구수한 이야기와 산골에서 태어나고 자란 오 기자가 보고, 맛본 산나물에 얽힌 아련한 추억을 버무려 스토리텔링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들어 산나물 들나물 재배하는 농민이 늘고 있다. 오가피는 한때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소득이 높았지만 가공·판매자 간의 진흙탕 싸움이 벌어진 탓에 생산농가가 하루아침에 판로를 잃어버렸다. 하지만 오가피 나뭇가지를 잘라 약재로 팔던 것을 봄에 새순을 따서 판매하여 소득을 올리는 농가를 통해 산나물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고들빼기는 농민들이 기르기에 성가시지 않아서 좋다. 농작물 수확이 끝난 다음 선선한 바람이 부는 늦가을에서야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고추와 콩 등 농작물의 갈무리가 끝난 휑한 빈 들녘을 외로이 지키며 겨울을 맞이하는 셈이다. 농작물 수확이 끝난 뒤 자라는 착한 성품 때문에 미움을 살 일이 없다. 오히려 농작물 수확이 끝난 다음 덤으로 채취할 수 있어 더욱 사랑을 받는다. 씨앗을 뿌리고 가꾸지 않아도 절로 나고 자라는 착한 먹을거리다.”


내 몸을 살리는 자연의 맛

오 기자는 “잔대는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고 할 만큼 영양가가 높지만 뿌리가 가늘고 주름이 많아 손질하는 데 시간이 많이 들어 인기가 없어 안타깝다”면서 “여유가 많은 전원생활을 하는 사람이 재배하기 안성맞춤이다”고 추천하기도 한다.

“냉이는 천연 향수다. 은은한 향은 마늘이나 양파처럼 강하지 않지만 여운이 오래 남는다. 손바닥 위에 냉이를 올려놓고 비빈 다음 코끝에 갖다 대면 은은한 향이 가슴속까지 스며든다. 촉촉한 풀 냄새를 머금은 냉이 향은 머리가 지근지근 아플 때 맡으면 텁텁하던 입 안까지 개운하게 한다. 나른한 봄날에 입맛을 되찾는 데 냉이만 한 것이 없다. 살짝 데치면 향이 살아 있어 음식 맛을 더한다.”

“천연항염제로 알려진 곰취는 산나물에서 나는 특유의 향긋한 향이다. 잎을 따서 손바닥에 올려놓고 비빈 다음 코끝에 갖다 대 보면 싱싱한 향기가 기분까지 좋게 한다. 그 향이 중독성이 있다. 먹어 본 사람들이 한결같이 향이 좋고 맛있다고 한다. 특히 돼지고기를 비롯해 쇠고기 등 누린내가 나는 고기를 싸 먹으면 맛이 아주 좋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생것을 그냥 먹어도 좋지만 살짝 데쳐 먹으면 혀 끝에 닿는 촉감이 부드럽고 맛있다.”

참으로 소박한 식재료인 나물. 식욕을 돋워주는 계절의 미각(味覺)으로, 병을 치유하는 약(藥)으로, 춘궁기를 이기는 식재료로, 나물은 우리 민족의 밥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품이었다. ‘이른 봄 된장과 고추장, 참기름만 있으면 먹지 못하는 나물이 없다’는 말만으로도 우리가 얼마나 자연 친화적인 음식 문화를 누리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이 책은 산나물·들나물 생산자와 소비자가 알아두면 좋을 정보를 가득 싣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오래전부터 민간에서 전해 내려오는 산나물과 들나물의 효능을 비롯하여 최근 연구소나 대학교의 시험 연구 결과는 산나물 들나물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유용한 정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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