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식 대중 교통카드에 관한 불편한 진실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5/12/11 [15:15]

충전식 대중 교통카드에 관한 불편한 진실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5/12/11 [15:15]

 

▲충전식 교통카드의 환불 시스템이 불합리하게 운영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 사건의내막

 

대부분의 교통카드 사업자들, 소비자가 도난·분실했을 때 환불 거부

환불시스템 구축하지 않고 버티면서 공돈만 챙긴다는 비판의 목소리

 

충전식 교통카드의 환불 시스템이 불합리하게 운영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카드를 분실하거나 도난당했을 경우 조회를 통해 잔액을 확인하고 이중 사용을 방지할 수 있는 기술적 시스템이 마련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환불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 카드는 물론 스마트폰 유심칩에 충전하는 모바일 카드 보급이 크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분실이나 도난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매년 환불되지 않은 잔액은 대부분 사업자들의 낙전수입이 되고 있다.

 

교통카드 업체들은 교통카드가 유가증권과 같은 개념의 무기명 선불 상품이어서 카드와 유심칩 분실에 대해서는 환불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12월7일 소비자문제연구소 컨슈머리서치(대표 최현숙)가 국내 10개 교통카드 사업자의 환불 정책을 조사한 결과 교통과 구매결제가 모두 가능한 겸용카드나 모바일 카드의 경우 분실, 도난 시 환불이 극히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교통안심카드’(티머니)나 ‘비토큰’(캐시비)등 일부 교통전용카드의 경우에만 환불이 가능했다.

 

교통카드사들은 선불식 충전카드가 무기명 카드여서 실물이 없으면 환불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습득한 사람이 남은 금액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교통카드도 휴대전화 분실로 통신이 정지되더라도 유심칩 내 교통카드 기능 이용은 가능하기 때문에 환불할 수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실물카드나 휴대전화를 잃어버렸어도 기술적으로 잔액 확인 가능하고, 환불 가능한 일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어 이 같은 설명은 설득력을 잃는다. 교통카드 구입 후 해당 카드사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 후 카드번호를 등록하면 잔액조회가 가능하고 소유권이 명확해진다.

 

휴대전화 유심칩에 충전하는 모바일 교통카드의 경우에도 ‘분실/도난 안심서비스(별도 가입비용 없음)’에 미리 등록해 뒀거나 카드번호를 기억하고 있다면 홈페이지 회원가입을 통해 역시 잔액 확인이 가능하다.

 

환불이 되면 잔액이 ‘0원’으로 돼 다른 사람의 사용이 불가능해진다. 환불이 이뤄진다고 해도 이중 사용 등으로 교통 카드사가 손해 볼 가능성은 거의 없는 셈이다.

 

잔액확인이 가능한 시스템을 운영 중임에도 이를 환불로까지 전면 연계하지 않는데 대해 교통카드업체들은 “교통전용카드의 경우 현재 인프라와 기술로 환불이 가능하지만 일반교통카드는 유통 관련 결제 관리가 불가능해 환불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같이 환불되지 않은 잔액은 채권 소멸시효 기간인 5년이 지나고 나면 그대로 카드사의 낙전수입이 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국토교통위원회 이미경 의원이 지난 국정감사에서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교통카드 충전선수금 현황에 따르면 5년 이상 사용되지 않은 충전 선수금은 전국적으로 총 650억원에 달했다.

 

5년 이상 미사용 잔액이 각 업체별로 18억~251억원이나 쌓여 있다. 최대 교통카드 업체인 한국스마트카드만 서울시와 협약을 맺고 서울 지역 장기 미사용 충전선수금을 ‘스마트교통복지재단’에 기부하고 있을 뿐이다. 

 

한국스마트카드(서울시만 해당)를 제외한 나머지 9개사 회사의 장기 미사용 충전선수금은 채권 소멸 기한인 5년이 지나면 그대로 업체들의 낙전수입이 되고 있다.

 

컨슈머리서치 최현숙 대표는 “시스템 상 잔액 확인 및 금액 조정 처리가 가능한데도 유가증권이라며 환불을 제한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혹시 모를 이중사용의 우려가 있다면 분실 신고 후 일정기간 사용이력 여부를 체크한 뒤 잔액을 환불해주는 등의 구체적인 매뉴얼을 마련해 주인을 찾아주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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