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10돌, ‘매출 효자’로 탈바꿈한 사연

“언제나 원하는 방송 볼 수 있는 시청 문화 정립하다”

김범준 기자 | 기사입력 2018/11/28 [11:42]

IPTV 10돌, ‘매출 효자’로 탈바꿈한 사연

“언제나 원하는 방송 볼 수 있는 시청 문화 정립하다”

김범준 기자 | 입력 : 2018/11/28 [11:42]

인터넷TV(IPTV)가 지난 11월17일로 출범 10주년을 맞았다. IPTV는 출범 당시 많은 기대를 받지 못했지만 어느새 케이블TV를 제치고 유료방송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케이블TV가 선보이지 못한 유무선 결합상품과 인터넷을 활용한 지난 방송 보기·영화 같은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술까지 IPTV에 접목하면서 선두 굳히기에 나선 상황이다.

 


 

10살 된 IPTV…‘돈 먹는 하마’에서 ‘매출 효자’로 탈바꿈
케이블TV 제치고 전체 유료방송의 46% 차지하며 급상승


규모의 경쟁 시작한 통신3사…M&A로 몸집 키우기 본격
넷플릭스 등 외국계 업체의 침략…콘텐츠 경쟁력 숙제

 

올해로 10년을 맞은 IPTV가 38.2% 연평균 성장률을 보이며 전체 유료방송시장 왕좌 자리를 차지했다.

 

유료방송시장 왕좌


양적 성장으로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현재 케이블TV 사업자(SO)와 인수합병까지 고려하고 있다. 10년만에 후발주자에서 선두주자로 올라선 IPTV는 이제 콘텐츠 경쟁력 강화 등 질적 성장과 생태계 조성을 고민해야 하는 위치에 섰다.


지난 2008년 11월 인터넷TV(IPTV) 상용화 서비스가 국내에 첫 발을 내딛었다. KT, SK브로드밴드, LG데이콤이 IPTV 제공사업 최초 신규허가 절차를 거쳐 허가대상법인으로 선정됐다. IPTV 상용서비스는 방송통신 융합시대 개막이라는 측면에서 기대감을 불러왔다.

 

▲ 올해로 10년을 맞은 IPTV가 38.2% 연평균 성장률을 보이며 전체 유료방송시장 왕좌 자리를 차지했다. <사진출처=Pixabay>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 환경은 IPTV 도입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지상파·케이블과 달리 인터넷 통신망을 이용해 전국적으로 방송을 송출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초기에는 난항을 겪었다. 지상파와 SO 간 치열한 주도권 경쟁 속에서 IPTV가 끼어들 틈이 없을 정도로 시장이 포화됐다는 우려 때문이다. 세계적 경제위기도 겹쳤다.


하지만, 출범 1년만에 가입자 100만 명을 돌파하면서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지난해 11월부터 IPTV 가입자 수가 SO를 앞서기 시작했다.


2008년 1730만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지난해 기준 3160만 명을 기록했다. 이 중 IPTV는 1432만 가입자를 확보해 최대 가입자를 확보한 유료방송 플랫폼에 등극했다. 현재 IPTV와 SO 간 가입자 수 격차는 약 107만 명 이상으로 확대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11월21일 발표한 ‘유료방송 가입자 및 시장점유율’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IPTV 가입자는 총 1471만6575명으로 전체 46%를 차지했다. 반면, SO는 1398만4967명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10만 명 이상 가입자 수가 줄었다.


가입자 수 증가에도 적자에 허덕였던 IPTV는 지난해부터 흑자로 전환되며 통신사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IPTV 매출은 2009년 2204억원에서 지난해 2조9251억 원으로 1200% 급증했다. 가입자당매출(ARPU)도 증가했다. KT계열은 2010년 9027원에서 2016년 1만1449원, SK브로드밴드는 9775원에서 1만3627원, LG유플러스는 9234원에서 1만3693원으로 늘었다. SO는 같은 기간 7000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IPTV는 기존 실시간 방송채널과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를 넘어 하이브리드 콘텐츠를 제공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키즈 콘텐츠 분야가 대표적이다. 통신3사는 유아학습과 육아를 모두 공략하는 콘텐츠를 통해 아이와 부모 가입자 수요를 충족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5G 접목도 준비 중이다. AI 스피커에서 나아가 가상현실·증강현실을 TV에 적용할 채비를 하고 있다. 이는 5G 상용화를 통해 더욱 본격화될 전망이다.

 

KT 독주 흔들?


이처럼 승승장구하는 IPTV업계 내에서도 지각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현재 KT 올레tv의 독주체제가 이어지고 있지만,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 등 후발 사업자의 추격이 무섭다. 특히 케이블TV를 노린 대규모 M&A(인수합병)가 지각변동의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작년 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점유율은 KT 20.2%, SK브로드밴드 13.7%, CJ헬로 13.1%, LG유플러스 10.9%, KT스카이라이프 10.3% 순이다. 상위 5개 업체 중 3개가 IPTV 업체다. 이 중 KT는 2014년부터 케이블TV 1위 업체 CJ헬로를 제치고 유료방송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 IPTV는 통신사들의 대표적인 캐시카우가 되어 가고 있다.   


하지만 후발업체의 맹추격에 KT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LG유플러스 IPTV 가입자는 9월 말 기준 391만명으로 작년 동기보다 13.9% 증가했다. SK브로드밴드(8.7%), KT(5.1%)와 비교하면 눈에 띄는 증가세다.


5년 전(2013년)과 비교하면 가입자 증가 폭은 LG유플러스가 2.34배(167만→391만)로 가장 크고, 이어 SK브로드밴드 2.24배(208만→466만), KT 2.02배(384만→777만) 순이다.


LG유플러스는 세계 최대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와 손잡고 추격의 고삐를 더욱 당기고 있다. 지난 11월16일부터 U+tv를 통해 넷플릭스 콘텐츠를 IPTV 업계 단독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SK브로드밴드 역시 콘텐츠에 맞춰 Btv VOD 화질을 개선하고, AI(인공지능) 적용을 확대하는 등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업계는 케이블TV와 인수합병이 향후 IPTV 시장 구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와 막바지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고, KT 역시 자회사 스카이라이프를 통해 케이블TV 업계 3위 딜라이브(유료방송 점유율 6.5%)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한다면 단숨에 시장 점유율 24%를 확보하며 KT를 바짝 추격하게 된다. 반면 KT가 딜라이브를 인수할 경우 KT는 점유율을 27%로 늘리며 한숨 돌릴 수 있다.


양사가 케이블TV 인수에 성공할 경우 SK브로드밴드의 모회사 SK텔레콤도 다른 케이블TV 인수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앞으로의 과제


이처럼 승승장구하는 IPTV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았다. 생태계 조성과 콘텐츠 차별화, 해외시장 공략 등이다.
일단 활발한 인수합병 움직임을 두고 IPTV 업계가 유료방송업계 생태계 활성화보다는 몸집 불리기에 치중한다는 비판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케이블TV와 위성방송은 각각 수신료 매출액의 25% 이상을 프로그램을 제작·공급하는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에 준 반면 IPTV는 13.3%만 배분했다. 작년 IPTV 3사의 기본채널 수신료 매출액(총 1조3627억원)이 케이블TV보다 2.3배 많은 점을 고려하면 턱없이 낮다.


홈쇼핑 업계는 IPTV가 받는 송출료가 지나치게 많다는 입장이다. 케이블TV 송출료는 수년째 연 7500억 원 안팎으로 제자리지만 IPTV 송출료는 2014년 1754억 원에서 2017년 4890억 원으로 늘었다.


콘텐츠 경쟁력도 숙제다. 유료방송업계는 자체적인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뛰어들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LG유플러스는 글로벌 미디어콘텐츠 플랫폼인 넷플릭스와 손을 잡았고, 지상파는 미디어생태계를 위협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결국, 통신사와 지상파 등 모든 콘텐츠 간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양 측간 의견 조율이 필요한 때다.


IPTV는 해외 콘텐츠 수급뿐 아니라 국내 차별화된 콘텐츠를 글로벌시장에 가져갈 수 있는 플랫폼 역할에 대한 기대를 받고 있다. 글로벌 미디어 경쟁 시대에서 한류를 바탕으로 한 한국만의 콘텐츠로 국가에 기여하면서 수익까지 꾀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넷플릭스 등 해외 플랫폼 업체의 공세가 거세지는 시기 콘텐츠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IPTV방송협회는 “IPTV는 외적으로는 글로벌 경쟁 모바일서비스 제공 이용자 파편화 등에 대응하며 내적으로는 5G 수용, 콘텐츠 다양화, 서비스 통합 제공, 인공지능 활용, 플랫폼 서비스 강화 등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진화해가겠다”고 말했다.

 

돈 내고 광고 시청?


이 같은 과제 이외에 문제점으로 떠오르는 게 바로 ‘광고’다. 통신3사가 VOD 앞에 붙이는 ‘프리롤 광고’(동영상 시작 전 광고)의 총량 제한 가이드라인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와 시민단체 등에서 시청자 권익 침해 문제를 꾸준히 지적해왔지만 VOD 광고가 법에 규정이 없는 사각지대라는 핑계로 규제 당국도 손놓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18년 유료방송 서비스 품질평가’에 따르면 IPTV에서 유료 VOD를 구매한 뒤 동영상이 재생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34.1초로, 2011년(22.3초)보다 약 12초(53%) 길어졌다. 첫 화면이 나올 때까지 광고 횟수는 평균 1.88회로, 2011년(0.7회)보다 1회 이상 늘었다. 과기정통부는 “유료방송 VOD 광고 편성이 확대돼 콘텐츠 시작 시간이 2배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IPTV업체들이 스스로 만든 광고 운영 가이드라인도 준수하지 못하는 수치다.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는 IPTV VOD에서 지나친 광고 노출을 막고 시청자를 보호하기 위해 ‘유료 VOD 광고총량이 30초를 넘지 않도록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하지만 조사결과 IPTV 유료 VOD 광고시간은 평균 30초가 넘었고 최대 90초인 경우도 있었다.


유료 VOD 광고는 시청자가 돈을 내고 구매한 콘텐츠임에도 ‘건너뛰기’를 할 수 없어 의무적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이중 수익 또는 시청권 침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참여연대는 2016년 “통신3사가 월정액 및 VOD 이용료에 광고 수입까지 벌어들이면서 이용자들에게 피해를 전가하고 있다”며 방송통신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현 과기정통부) 등에 신고했다.


지난 10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도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이 “네이버 등 인터넷으로 VOD를 구매할 경우 광고가 붙지 않는데 IPTV는 유료 VOD에도 광고를 붙여 이중 수익을 얻고 있다”고 지적했다.


VOD 이용이 늘면서 통신사가 벌어들이는 수익은 급증하고 있다. 통신3사의 유료 VOD 수신료 매출액은 2013년 3260억 원에서 2017년 5902억 원으로 4년 새 80%가 늘었다. 이 외에도 프리롤 광고를 붙여 얻는 수익만 해마다 700억∼800억 원(무료 VOD 포함)에 이른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유료 VOD 광고는 고객들의 구매력이 있고 타깃 효과가 좋기 때문에 광고주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IPTV업계는 양질의 콘텐츠를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해 부득이한 조치라고 해명하고 있다.


한 미디어 전문가는 “현재 IPTV 업계는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려는 초기 전략에 머물러 있다”며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이 글로벌 경쟁자로 부상하는 이때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pen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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