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유, “중국인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자”
“꽃피는 5월에 시진핑 주석은 방한 기대”
박연파 기자 | 입력 : 2020/02/19 [09:40]
▲ 김대유(경기대 초빙교수, 한중교류촉진위원회 공동대표) © 사건의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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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내막 / 박연파 기자] = 김대유(경기대 초빙교수, 한중교류촉진위원회 공동대표)는 중국 경전에 “가혹한 정치는 범보다 무섭다”(禮記)는 말이 있다. 정치가 정도를 벗어나고 학문이 정의를 외면하면 백성의 삶은 고단해진다. 신종 코로나 감염증의 공포가 한반도를 지배하고 국민의 불안증이 높아지는 가운데 우리 정치권은 대책은커녕 하나마나 한 말잔치를 벌이고 있다. 정치인들의 그릇된 시선과 정부의 관료주의는 코로나19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언론의 묻지마 보도관행은 국민의 귀를 멀게한다.
“중국 전역으로 입국을 제한해야 한다.”(황00 당대표) “출입국 금지 포함 모든 조치 빨리 취해달라.”(유00 대표) “중국에 마스크 200만개는 왜 보내나.”(모 의원) “확진자가 지나간 모든 자리의 체크가 이루어지고 접촉한 모든 사람들은 격리해야”(모 신문)
봇물 쏟아지는 듯한 말잔치가 여의도 정가를 강타하였고, 언론은 진위를 알 수 없는 가짜뉴스 수준의 보도를 날마다 퍼부었다. 국민은 갈 길을 잃었고 어디가 피난처인지 우왕좌왕하다가 마침내 자신을 제외한 모든 타인을 감염자로 간주하기 시작했다. 만인 대 만인의 투쟁이 전개되었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사람을 째려보았으며, 중국어로 들리는 언어를 쓰는 사람들을 혐오의 눈길로 노려보기 시작했다. 마스크 사재기는 일상이 되었고 방송은 정확한 예방법을 보도한다고 법석을 떨었지만 출연하는 전문가마다 의견이 달라서 뭐가 대책인지 알 수가 없게 되었다.
기침 감기나 발열 등 ‘호흡기 증상이 있을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정부의 지침은 어느새 판매직, 의료기관 방문자 등으로 확대되었고, 이제는 방송시설이 있는 거의 모든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씻기를 하라는 방송이 아무렇지도 않게 머리 위로 쏟아진다. 발열이 없고 호흡기 증상이 없는 데도 무조건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지시다. 이는 정면으로 정부지침을 어기는 행위이며, 대한민국 전체가 무정부 상태라는 것을 입증하는 슬픈 장면이다.
거의 모든 국민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이 미국과 유럽의 언론에 소개되면서 ‘한국인 혐오증’은 극에 달했다. 많은 유럽의 식당들이 ‘한국인 출입금지’ 경고문을 붙였고, 일부 공항과 항만에서는 한국인의 출입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의 발생 초기부터 ‘마스크 착용 금지’를 선언한 미국의 조치로 인해 한국인의 ‘범국민 마스크 착용 조치’는 일파만파의 불행을 몰고 왔다. 한국의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경제성장률도 2.1%에서 0.2%포인트 낮은 1.9%로 낮춰졌다. 한중일 모두가 코로나19 여파를 맞이했지만 한국의 상처는 자업자득이다. 사망자가 1명도 없는 한국에서 국회와 정부, 언론들이 마치 전국민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고 학교의 개학을 연기하고 공포를 조장한 탓이 크다. 이러한 망령은 한국을 경쟁상대로 생각하는 미국과 유럽에게 호재로 작용했음은 불문가지의 사실이다. 우리는 코로나에 감염되어 다치는 것이 아니라 겁에 질려 쫓겨가다가 서로 밀치고 떼밀려서 깔려죽을 판이다. 정치의 부재가 낳은 비극이다.
이러한 가운데 일부 한국인들은 사이트에 중국인에 대한 인종차별과 혐오표현을 올려서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구의 정화를 위해서 세계의 암 덩어리인 짱O(중국인)와 OO족(중국 동포)은 박멸하자”, “조금이라도 바이러스를 막으려면 짱O바퀴벌레들 학살 방법밖에 없다”는 등 기가 막힌 욕질을 해댔다. 유럽에서 제 앞가림도 못하고 한국인 혐오증을 앓고 있는 주제에 중국인과 중국동포를 혐오하는 현상은 슬프고 분노스런 일이다. 이러한 사태 속에서 한국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2월 13일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중국인에 대한 차별과 비하, 조롱 등의 표현을 삭제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서버가 해외인 사업자에겐 접속을 차단하라고 명령했다. 방심위가 중국인에 대한 혐오와 공포를 조장하는 언론에 대해 경고를 한 것이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스런 일이다.
우울한 추위 속에서 잔뜩 마스크를 올려 쓰고 서로의 눈길을 피하던 코로나19의 겨울이 가고 있다. 곧 봄이 오면 코로나19도 계절풍처럼 물러가고 꽃피는 5월에 시진핑 주석은 방한을 할 것이다. 지금은 가장 가까운 이웃인 중국의 아픔을 보듬고 중국인에게 더할 수 없이 따뜻한 시선을 보내야 할 시간이다. 어려울 때 돕는 이웃이 진짜 친구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이 시기에 중국과 중국인들에게 무엇보다 친절의 마음과 언어를 선물하자. 역사적으로 중국은 우리의 선의에 더 큰 선의로 보답한 사례가 많다. 서로 사랑하자.
penfre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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