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 헌팅 대기녀 25시 잠입르포

남자 하나 잘 물어서 인·생·역·전 해볼까?

신준영(해외정보 작가) | 기사입력 2012/02/13 [12:23]

나이트 헌팅 대기녀 25시 잠입르포

남자 하나 잘 물어서 인·생·역·전 해볼까?
신준영(해외정보 작가) | 입력 : 2012/02/13 [12:23]

애인과 으레 함께 가는 장소로 여겼던 클럽이 일본 남녀의 헌팅 장소로 바뀐 것은 휴대폰이 보급되면서부터다. 전에는 명함을 건네거나 집 전화번호를 적어줘야 했는데, 휴대폰 번호만으로 간편해져서 클럽도 만남의 장이 되었다. 사냥해주기를 기다리는 여자―이른바 ‘헌팅 대기녀’의 총본산인 클럽 ‘Two Face’의 총지배인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 클럽에 모이는 여자도 달라져간다. 비일상 공간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미남과 호남과 부자를 노리는 여자들이 홀과 댄스 플로어를 누빈다.”

▲ 전에는 명함을 건네거나 집 전화번호를 적어줘야 했는데, 휴대폰 번호만으로 간편해져서 클럽도 만남의 장이 되었다.     © 펜그리고자유 자료사진
남자 시선 같은 것은 아랑곳없이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춤을 추던 1990년대 여자들. 그렇다면 이 극심한 불황기에 부활한 일본의 디스코&클럽을 찾는 여자들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최근 클럽 헌팅이 뜨거워진 클럽&디스코에 잠입취재를 감행한 일본 잡지 <SPA>의 열혈기자들은 거기 숨쉬고 있는 여자들이 1990년대 초 서울 서울 강남의 ‘줄리아나’ 붐처럼 격렬한 춤도, 요란한 옷차림도 없이 그저 담담하게 기다리다가 남자와 부킹하는 것을 보게 된다.

“영업이 끝난 뒤에 휴지통을 비우다 보면 굵직굵직한 회사 명함이 쏟아져나온다. 돈 아쉬운 여자들이 단번에 팔자를 고쳐줄 남자를 사냥하려고, 혹은 사냥해주기를 기다리다가 흘리고 가는 자취 아니겠는가.”

이는 이 클럽 총지배인의 말. 클럽측에서도 그런 경향에 맞추어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클럽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소리(음악)까지 줄여놓는 경우도 있다. 나이트클럽에서 화려한 단(壇)이 자취를 감춘 이래 헌팅 대기녀들에게 일어난 변화가 궁금하다. 여기서는 대기녀들을 대충 네 가지 유형으로 갈라 본다.

타입 1 인생역전형

진정 헌팅 대기녀라는 것이 있기나 한 걸까? 반신반의인 채로 금요일 저녁, 넌지시 말을 붙여 본다. “연봉 1억원 이상이 아니면 말을 걸어와도 ‘아, 뭐라고요?’ 하고 딴청을 부리는 거죠. 세계를 날아다니는 비즈니스맨이라면 헌팅 대환영이에요.”(27·컴퓨터 관련 회사)

비즈니스맨이라도 연봉 1억원 이상을 받는 사람은 일부일 텐데, 하는 생각을 굴리면서 같이 온 애들에게 말을 시켜보아도 이구동성이다. 디스코는 역시 헌팅이 대전제가 되고 있는 모양인데, 그처럼 오만한 코멘트라면 얼마나 잘 빠진 애들일까 하고, 어둠에 익숙해지기를 기다려 유심히 살펴보니, 뜻밖에도 직장에서 돌아오는 길인 OL들이고, 화장도 용모도 수수하다.

귀엽기는 하나 미녀라고 할 정도는 아니다. 노슬립 안으로 비치는 겨드랑이 처리가 잘 되어 있다는 것 말고는 어디까지나 보통이다. “남자들은 청초한 여자를 좋아하는 셈일 텐데?” 싱긋 웃으며 한마디 건드려 본다.

돈 아쉬운 여자들 팔자 고쳐줄 남자 찾아 밤마다 클럽 전전

엘리트남·대기업 사원 아니면 왕무시…연봉 1억원대 남성만 부킹

그녀들이 노리는 것은 일상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돈 많은 남자다. 그룹미팅보다는 디스코나 클럽 쪽이 그런 남자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리고 남자에게 휘둘리지 않으려고 ‘2차’는 한사코 피한다.(이 ‘한사코’라는 말이 바로 수수께끼라서 실제로는 대량으로 ‘2차’를 하고 있는 듯)

다음에 마주친 것은 쌍방울처럼 잘 어울리는 여성 2인조. 좋은 남자가 있으면 헌팅당해도 좋지만 음악이 흐르고 있는 동안은 춤을 춘단다. “유명 기업의 사원보다는 자기 사업을 일으킨 사람이 좋아요.”(25·전기기기 메이커). 만남을 구하는 날과 춤추는 날을 따로 잡는단다. “무엇보다도 머리가 좋아야 해요. 얘기를 재미있게 하고 머리 화전이 빠른 남자가 헌팅의 조건이에요.”(이벤트 회사)

그렇다, 이 여자들이야말로 앞서 총지배인이 말하는 ‘인생역전녀’다. 디스코&클럽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그녀들의 생태를 이렇게 분석한다.

“스무 살 전후에 놀아보지 못한 애들이 비현실적인 야망을 품기 쉽다. 좋은 남자 주위에 좋은 여자가 있어 짝을 이루려면 경쟁률이 높다는 현실을 못 본다. ‘당할 만큼 당하고 끝나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타입 2 클레오파트라형

스튜어디스나 디자이너 등 남자들의 동경 대상이 되는 여성들은 어떨까? 여남은 명에게 말을 걸어 겨우 접근한 여성은 검정 계통 옷을 즐겨 입는 것 같은, 첫눈에 수수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스타일 발군. 패션 센스도 뛰어나고 물론 미녀가 많은데….

“처음 듣는 회사 이름은 금방 잊어버리지만 휴대폰 번호나 메일은 기억하기 좋아요. 끈질기게 달려드는 것보다야 낫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무시해버리면 되니까요.”(23·모델)

본질적으로 콧대 높은 그녀들이지만 그전처럼 깔끔하지는 않다. 그녀들이 남자에게 구하는 조건을 들어본다.

“연봉 1억원짜리 남자가 흔한 것도 아니고 그런 남자 중에는 또 이상한 사람이 많아요. 보통 직장인이 제일이에요. 20대에 6000만원이면 충분해요. 차로 말하면 벤츠나 BMW를 굴리는 남자보다 랙스톤이나 오피러스를 타는 정도랄까.”(24·스튜어디스) 20대에 연봉 6000만원 이상은 보통은 넘지만 묘하게 현실적이기는 하다.

“난 매스컴 종사자에 약한가 봐요. 결국 당하기만 하고 끝나지만, 특히 광고 일을 하는 사람은 괜찮은 가게를 많이 알고 있어서 배고플 땐 쓸모가 있죠.”(20·대학생) 클럽헌팅 경험은 2회. “개업의한테 설득당했을 때와, 보석상 주인이 유혹할 때는 정말 위태로웠어요. 결국 데이트조차도 없었고, 받은 건 아무것도 없었지만요.”(22·학생) 클럽헌팅 2회.

“성격이 곧고 성실한 남자를 만났으면 해요. 가끔 클럽에도 데려와 줄 사람이면 좋겠고요.”(24·신문사 근무) 클럽 헌팅은 세 번 했었으나 그때마다 묘하게 여자 문제가 불거져 번번이 틀어졌다.

불황의 영향을 감지한 콧대형은 뜻밖에 경기(景氣) 운동형. “지난해는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많아 헌팅에서 7번쯤 ‘2차’를 가봤죠(웃음).” 금년은 아직 제로란다.

“요즘 여자들은 화려한 생활을 하고 있는 반면 스트레스도 심하니까 클럽에서 그걸 떨쳐버리려고 하는 것이다. 진작부터 호강시켜주는 남자와 사귀어왔지만 대화가 매끄럽지 못해서 불만이라, 마음 밑바닥부터 안락해지는 상대를 구하고 있다.”

 
타입 3 덜렁덜렁형

포획작업 앞에 나타난 것은 덜렁덜렁파들이다. “신장 180cm 이상으로 헌팅해주면 OK예요.”(20·학생) 20대부터 소녀계 클럽에서 놀다가 20세가 지나니까 얼렁뚱땅 소녀시절을 마감해버리고 놀이터를 위치이동해 온 모양이다. 수입과 회사명은 전혀 아랑곳없다 할까, 모르는 것도 특징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녀들은 세상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바보가 아니다. 천진난만하고 성격이 좋은 애가 많다. 그러나 10대부터 그 바닥에서 놀아온 만큼 센스가 잘 연마되어 있다. 그러니까 센스가 나쁘면 당장 바보 취급을 받는다.”

“아무리 피하려 해도 스트레스는 쌓이기만 해서 디스코로 풀고 있어요. 이왕 헌팅될 거면 벤처기업 사장이죠. 자영업자도 매력 있고.” “헌팅한 남자와 2차를 가냐고요? 그런 얘기를 어떻게 해요?(웃음). 좋은 회사에 들어갔다 해도 어차피 자기가 만든 회사는 아니니까 별로 의미가 없는 것 아니겠어요?”

“이런 여자들은 스트레스 해소가 목적이에요. 만남도 겸해서 놀러 오죠.” 월수 300만원이면 괜찮은 일들을 하고 있는 듯한데 이 3인조는 나이와 직업은 비밀인데, 기자의 눈이 반쯤은 어긋난다 해도 이 세 아가씨는 10대의 대중없는 놀이를 후딱 걷어치우고 나선 ‘덜렁숙녀’들이다.

 
타입 4 아, 옛날이여형

“30대 여성은 옛날을 그리워한다. 늦깎이 데뷔파의 양극단으로 본다. 그러나 공통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연하 남자 헌팅에 적극적이고 또 붙임성도 좋다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타입이 버블 후기의 디스코 붐에 비해 너무 삭막해진 것을 우려한다. “다 무표정하고, 그저 몸을 흔들 뿐이다. 대화는 없어도 섹스는 한다. 병들어 있는 시대를 상징하고 있는 것만 같다.”

화려한 춤솜씨로 눈길을 끄는 30대 여자 하나는, 나이는 밝히지 않아 알 도리가 없어도 자칭 회사 임원이다. 디스코가 유행하던 시절 제 일선에 섰던 세대. 가끔 클럽에 나와 옛 솜씨를 피력하는 왕년의 댄싱 퀸 정도로 보아도 무난할 듯. 이 여자뿐 아니라, 어두운 데서는 젊어 보이지만 불빛 밑에서는 잔주름이 드러나는 30대 여자가 적지 않다.

어쨌든 헌팅 대기녀들은 춤추고 웃는 데 헛되이 페로몬을 쓰는 것이 아니라 효율 좋은 남자를 물색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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