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단속 립다방 경쟁 치열해지자, '치고 빠지자' 전략으로 무리수립다방 위치, 여성 사진 게재하고 인터넷 카페 이름 대면 할인까지 유사 성행위 업소의 단속 등으로 철퇴를 맞았던 립다방의 영업 형태가 변화하고 있다. 과거 립다방 업주들은 업소 간 인터넷 커뮤니티를 만들어 이른바 ‘집단행동’을 한 바 있다. 유명 포털 사이트에 카페 등을 만들어 각 지역의 업소를 소개하고, 출근한 여성들의 이름과 사진 등을 게재한 것. 더욱이 이들은 카페를 보고 온 손님들에게 할인까지 해주며 자신들만의 ‘서비스’ 외연을 확장했던 것. 하지만 단속 이후 주춤해 보이던 립다방의 영업행태가 이제는 유사 성행위에서 성매매로 변하고 있는 모양새다.
취재/이상호 기자
서울 시청 부근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조여준(24)씨. 그는 립다방 단골이다. 립다방이 활성화 되기 시작한 2년 전부터 이곳을 찾곤 했다. 그는 지금도 일주일에 한두번씩은 립다방을 찾는다. 립다방 초기 그는 회사 근처에 위치한 ‘가까운’ 립다방을 이용했다. ‘가까운 립다방’을 이용하며 그는 주인들에게 ‘괜찮은 여성’들을 소개받고 좋든 싫든 서비스를 받았다.
그러다 발전한 립다방 덕에 그는 각 업소의 정보를 교환하면서 부터 김씨의 활동 범위는 넓어지게 됐다. 그는 립다방들이 모여 만든 카페를 통해 그날 출근한 여성들의 프로필을 살피고, 이용후기 등에 올라온 글들을 살펴 서비스 만족도에 대해 파악한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여성이 있으면, 해당 립다방으로 전화를 걸어 예약을 진행한다. 통화를 할 때 업주에게 “000 카페에서 보고 전화드렸다”고 말하면 1만원 할인혜택도 받을 수 있다. 과거 강남 일대를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한 ‘립카페’는 이제 서울 전 지역을 벗어나 인천과 수원 등 경기 일대에도 그 수를 파악하기 어려울 만큼 확산되어 있는 상황이다. 인터넷 광고를 통해 파악된 업소 숫자만 무려 100여 개에 달한다. 한 ‘립카페’ 전용 홍보카페의 경우 개설된 지 두 달도 되지 않아 7,000명에 가까운 회원을 확보했다. 그 인기를 실감케 하는 부분이다.
이 같은 커뮤니티가 활발해지면서 남성들이 혜택을 누리는 것은 무엇보다 ‘여성에 대한 만족도’였다.
립다방 초기 복불복 식으로 마음에 안드는 여성이 들어와도 ‘낸 돈’이 아깝기 때문에 꾹 참아야 했지만, 지금은 커뮤니티를 통해 남성들은 여성들 간의 정보를 교환했다. 이런 방식으로 김씨를 비롯한 립다방 마니아들은 ‘예쁘고’, ‘날씬한’ 여성들을 찾아갔다.
관련 인터넷 카페를 통해 접촉하게 된 한 30대 직장인 A씨는 “한 달 전부터 지인의 소개로 알게 돼 다니기 시작한 것이 이제는 일주일에 꼭 한 번 정도는 가게 됐다”며 “‘안마방’이나 ‘풀살롱’은 시간이나 가격에서 부담이 크고 ‘키스방’은 뭔가 아쉬움이 남았는데, ‘립카페’는 이 모든 걸 충족시켜주는 곳이라 매우 만족스럽다. 게다가 점심시간이나 영업 도중에도 잠시 들를 수 있어 편하다”고 과거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올해 초 성범죄와 관련해 강력처벌을 행하고 있는 사정당국이 성매매 업소에 대해서도 강한 영향력을 끼치면서 이 같은 커뮤니티들은 주춤하기 시작했다.
립카페와 관련된 커뮤니티들이 포털 사이트로부터 ‘유해차단물’ 게시 등으로 정지를 당하게 되고 몇몇 업소들은 경찰의 단속에 걸리기도 했다.
당연히 립다방들은 정상적인 영업활동도 할 수 없었고, 이런 분위기는 당연히 손님들의 발걸음을 끊게 했다.
다양해진 서비스로 부활이런 립다방이 최근 부활하고 있다. 사정당국의 단속이 정점을 찍고 나서부터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서다. 문제는 이들 립다방의 수위가 높아졌다는 점이다.
과거 립다방들은 4만원 가량의 돈으로 서비스를 진행했다. 하지만 최근 다시 활성화되기 시작한 립다방에서는 4/5/7만원의 비용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진행한다. 립다방을 운영하고 있는 조모(39)씨는 “수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유는 단기간에 돈을 벌고 문을 닫으려는 마음에서다. 한번 단속에 걸렸거나 걸리지 않았더라도 위기 의식이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가 밝힌 또 다른 이유는 “커뮤니티 속의 경쟁 때문”이기도 했다. 즉 짧은 시간에 과다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수위높은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먼저 기본적인 서비스는 말 그대로 밀폐된 공간 안에서 ‘오랄섹스’를 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돈을 얹어 내면 더욱 강력한 유사성행위를 제공하고 한다.
일단 기본적인 서비스에서 한 단계 높아진 것은 ‘올탈’이라 불리는 코스를 말한다. ‘올탈’은 ‘올(All) 탈의’의 약자로 여성이 남성 손님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때 아무것도 입지 않는 것을 말한다. 기본적인 서비스에서는 ‘상탈’을 즉 상의만 탈의하거나 옷은 벗지 않은채 유사성행위를 제공했다.
또 다른 서비스는 ‘2:1 코스’다. 이것은 남성 손님 한명에 여성이 두 명 들어오는 것을 말한다. 20분 시간에 10분 간격으로 여성이 바뀌어 들어와 남성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2:1 올 코스’도 있다. 이것은 여성이 바뀌어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들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코스는 최대 여성이 3명까지 동시에 입장해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한다.
립다방 부활 이후 달라진 풍경 중 ‘가장’ 눈여겨 볼만한 것은 여성들의 복장이기도 하다. 립다방이 내놓고 있는 복장은 원래 여성들의 가슴과 다리를 만질 수 있게 하면서 서비스를 하는 정도였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들은 달라붙는 원피스와 함께 스타킹을 신어 남성들의 손이 자신의 가슴과 다리를 만지게 하는 것을 은밀히 막아왔다고. 하지만 커뮤니티 형성이후 립다방 여성들이 원피스의 옷을 입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
조씨는 “각각의 립다방들이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적극적으로 변한 탓”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스타킹을 찢는 행위, 간호사나 교복 복장의 코스프레, 샤워 등 다양하고 강도 높은 유사성행위가 이루어 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조씨는 이런 상황이 좋은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부터 어쩌면 우리는 더 생존경쟁에 몰리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조씨가 말한 ‘더한 생존 경쟁’이란 무엇일까?
조씨에 따르면 다양하고 강도 높은 서비스가 진행됨에 따라 이를 찾는 손님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일면 립다방을 운영하는 사장의 입장에서는 좋을 것도 같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우선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찾아온 것이다. 즉 강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줄 여성들이 많지 않다는 데 있다. 사실 코스라는 이유로 다양해진 서비스를 여성들에게 강요할 수는 없는 것이었다.
조씨는 “올탈 같은 경우 일하는 애들이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또 2:1 서비스를 진행할때도 동시 입장을 하지 않으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면서 “문제는 손님들은 강도 높은 서비스를 원하는데 이를 해줄 여자가 없어서 문제다”고 말한다.
그는 이어 “과거처럼 애들이 돈만 보고 달려들지 않는다”면서 “자신이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딱 선을 그어 버리니 우리 입장에서도 무작정 강요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 남성들에게도 마냥 만족스러운 것만은 아니다.
과거에는 이용요금에 팁을 내면 괜찮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부활한 립다방을 이용하는 남성손님들은 강도 높은 서비스를 받고 싶어도 받을 수가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여성들은 항상 남성손님들이 찾기 때문에 많게는 1시간 정도를 기다려야 한다. 그렇다고 기왕 찾아온 곳에서 원치 않는 서비스를 받기도 내키지 않는다는 것이 이 곳을 찾는 손님들의 반응이다. 결국 정보의 양은 늘어났고 서비스는 강도 높아졌지만, 원하는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같은 업소를 여러 번 찾아가거나 다른 곳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립다방에서 은밀한 성행위도 경쟁이 치열해지자 변종 영업형태도 생겨나고 있다. 조씨는 “립다방의 룰을 어기는 사례들이 많다”고 했다. 그가 말한 사례들은 ‘부비부비’와 ‘성행위’다.
이른바 ‘부비부비’ 서비스라 불리는 것은 여성들이 알몸이 된 채 남성의 위로 올라와 서로의 성기를 맞대고 부비는 것을 말한다. 이 행위는 또 여성들의 알몸 위로 남성이 올라가 행위를 하기도 한다.
조씨는 이와 관련해 “‘부비부비’ 같은 것은 원래 이 업계에서는 안하는 것으로 알게모르게 정해져 있었다”고 말한다.
더 문제인 것은 성매매 자체를 하는 곳도 늘어났다는 것이다.
실제 광진구의 한 립다방은 성매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립다방의 일반적인 외형을 유지한채 돈을 더 내는 손님에게는 성매매 자체를 알선하고 있다는 것.
더 놀라운 사실은 이 같은 내용을 버젓이 광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립다방 커뮤니티에 올라온 성매매 알선 광고를 살펴보면 일반 립다방에서 받는 돈보다 많은 비용을 치루는 서비스가 있는데 바로 이것이 성매매 관련 서비스라는 것이다.
립다방에서 실제 성매매를 권유받았던 정모(26)씨는 “립다방이 활성화될때는 오히려 서비스만 하면 됐지만 상황이 안좋아지고 경쟁이 불붙다 보니 성매매를 권하는 업주들이 있다”고 말한다.
립다방에서 성매매가 진행되자 단속 등으로 철퇴를 맞은 다른 업종의 성매매 여성들이 이리로 흘러들어오고 있는 상황.
단란주점과 사창가 등지에서 일을 했다던 한 여성은 “단란주점 등에서 일할 때 벌었던 수입과 립다방에서 버는 수입이 달랐기 때문에 과거에는 그곳에서 일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성매매를 할 수 있다면 또 다른 서비스로 돈을 벌 수 있다면 굳이 립다방에서 일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청 생활질서계 관계자는 “경찰이 지속적인 성매매 단속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단속을 교묘하게 피하기 위해 신ㆍ변종업소가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신ㆍ변종 성매매 업소들이 은밀하게 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적발에 애로사항이 있지만 각 경찰서와 경찰청에서 지속적으로 성매매를 단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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