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믿었던 도자기 납이 녹아나온다고?"

MBC ‘불만제로 UP’, 도자기 그릇과 중금속에 관한 불편한 진실 공개 논란

취재/김현일 기자 | 기사입력 2014/05/12 [11:07]

"헉! 믿었던 도자기 납이 녹아나온다고?"

MBC ‘불만제로 UP’, 도자기 그릇과 중금속에 관한 불편한 진실 공개 논란
취재/김현일 기자 | 입력 : 2014/05/12 [11:07]
70년전통 도자기 1위 기업 등 45개 제품에서 중금속 검출 파문
납 함유량 무려 19만7000ppm…해당업체 “친환경 소재 썼을 뿐”

▲ 도자기 업계 1위 기업의 그릇에 중금속이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사진출처=MBC 방송 화면 갈무리>    
생활 속 유해물질이 우리네 밥상까지 점령해 충격적이다. 지난 3월 시중에서 판매되는 유리·도자기 식기류에서 유해금속이 검출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준 데 이어 최근에는 도자기 업계 1위 기업의 그릇에 중금속이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지난 5월7일 방송된 MBC ‘불만제로 UP’에서 국내 도자기 그릇들에서 납이 들어 있는 등 중금속이 검출됐다는 사실을 알리는 내용이 전파를 타 시청자들과 온라인을 들끓게 만들었다. ‘불만제로 UP’은 국민들의 불만들에 제작진이 각종 실험을 통해 진실을 파헤치는 고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국민들이 믿고 사용하는 도자기 그릇 뒤에 감춰진 안전하지 못한 진실들을 낱낱이 파헤쳤다. 이 방송에 따르면 국내 유명 브랜드 제품을 포함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72개 도자기 그릇의 성분을 확인한 결과, 납이 들어 있는 제품은 45개에 달했다는 것.

사실 도자기 그릇은 플라스틱 그릇보다 안전하다고 인식되어 있다. 또한 도자기 그릇 대표 업체들도 납이 전혀 없는 친환경 도자기 그릇임을 광고하며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고 있다.

특히 납 함유량이 무려 10만ppm이 넘는 제품이 국내 도자기 업계 1위 기업에서 만든 것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시청자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납 함유량 1위 제품이 70여 년의 전통을 자랑하며 세계 80여 개국에 수출까지 하는 국내 1위 도자기 기업인 것으로 드러나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이 기업의 도자기 납 함유량은 무려 19만7000ppm으로 조사됐다. 또 용출실험에서 납이 녹아 나온다는 사실까지 확인돼 논란에 기름을 끼얹었다.

해당 업체에서는 “자사 제품에는 납이 없는 친환경 소재, 무연유약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검사결과 이는 사실과 달랐다. ‘불만제로 UP’ 제작진이 해당 업체에 해명을 요구했지만 관계자는 “한국 전통적인 광택을 내기 위해 무연유약이 아닌 다른 유약도 쓸 때가 있다”며 이해할 수 없는 답변을 했다.

하지만 도예가와 유약공장 관계자 등 도자기 전문가들은 다른 목소리를 냈다. “납을 사용하면 우선 만드는 사람의 건강을 해치기 때문에 절대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론이라는 것이다.

납과 같은 중금속이 아이들에게 노출될 경우 육체적·정신적 성장이 지체된다. 미국에서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미 정부 차원에서 납중독을 관리하고 있다. 특히 도자기 그릇을 많이 사용하는 우리나라의 식문화 특성상, 식기 안에 담겨 있는 유해물질에 대한 알권리 보장이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미국의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화학물질에 노출되는 것에 대한 시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캘리포니아 법령 65호’가 주민들에 의해 발의돼 시행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법령 65호’는 납이 일정량 이상 포함돼 있는 제품에는 경고 문구를 붙여 납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려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제도이다.

식약처는 중금속 용출량이 식약처의 안전기준인 2ppm을 넘지 않으면 안전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극미량이라도 중금속은 어린이 성장에 치명적이며 노출이 되기만 해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중금속의 함유량에 대해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게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한다.

방송이 나간 후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국내 양대 도자기 기업 행남자기와 한국도자기 등을 거론하며 “해당 제품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한 여성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누리꾼은 “사회자가 들고 있는 도자기, 지금 쓰고 있는 그릇이네요, ㅠㅠ.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릇을 바꾸는 건 둘째 문제이고 수치상으로 기준치 이하라도 장기간 쓰면 안 좋은 것 아닌가요? 제발 방송이 잘못된 거라면 좋겠어요”라며 탄식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검색해보니 중국산보다도 18만 배 더 검출되었다고 해요. 아무리 기준수치 이하라고는 해도 정말 너무 하네요. 식기에 납을 대놓고 넣었다는 거잖아요. 유약에 납 성분이 들어간대요. 광택 나게 하려고요. 작은 공방에서는 납을 넣으면 만드는 자기들 건강을 해치는 건데 왜 그런 짓을 하냐고 하는 인터뷰 방송에서 직접 봤었고요. 화가 나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게 더 화가 나네요. 불매운동이라도 해야 하나요”라는 글을 올렸다.

▲ 해당 업체로 지목됐던 한국도자기 측은 자사 홈페이지에 공지글을 띄우는 등 납 검출 관련 방송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을 하고 나섰다.    
이렇듯 MBC ‘불만제로 UP’ 방영 이후 소비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끊이지 않자 한국도자기 측은 "자사 제품이 충분한 검증과 함께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증을 거친 만큼 '불만제로 UP' 제작진의 검사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면서 홈페이지 초기화면에 팝업창 공지를 띄워 "한국도자기의 모든 제품은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 측은 공지글에서 "한국도자기는 미국FDA, 식품의약품안전처, 국가품질규격을 엄수하여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또한 공인기관의 지속적인 시험으로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면서 공인기관 측정결과와 시험성적서를 공지글과 함께 공개했다.

한편, ‘불만제로 UP’의 생활 속 유해물질 시험 결과는 지난 3월27일 환경정의와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이하 발암물질 국민행동)이 공개한 노동환경건강연구소 화학물질센터 연구 자료의 결과와도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 화학물질센터가 공개한 ‘장바구니 속 생활용품의 중금속 조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2개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식기류 13개를 조사한 결과 7개 제품에서 64∼4만6900ppm 수준의 납이 발견됐다고 한다.

특히 이들 7개 제품 중 3개는 각각 6099ppm, 1만2400ppm, 4만6900ppm 수준의 높은 농도의 납이 발견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4개 제품에서는 11∼1578ppm 수준의 카드뮴이, 7개 제품에서는 20∼2102ppm 수준의 비소가 검출됐다. 고농도의 납이 검출된 제품은 대부분 카드뮴·비소의 농도 또한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식기류 안전기준은 식약처의 ‘기구 및 용기·포장의 기준 및 규격’을 따르는데 납·카드뮴·비소 등 유해 금속은 함유량이 아닌 용출 기준으로 관리된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용출실험이 아닌 식기류 재질 등에 함유된 중금속량을 조사한 것이기 때문에 용출 기준과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식기류에 포함된 중금속은 식기류 사용과정에서 음식으로 용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특히 금속은 산에 잘 용출되는 특성이 있어 오렌지 주스, 와인, 토마토 등 산 함량이 높은 음식을 납이 함유된 식기류를 사용해 보관하면 유해금속이 음식으로 용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penfr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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