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째 사학재단과 싸우는 김도리 교사 통한의 인터뷰

“육주학원 사학비리 맞섰더니 불륜 덧씌워 쫓아내더라”

추광규(인터넷신문고 기자) | 기사입력 2014/07/14 [11:16]

24년째 사학재단과 싸우는 김도리 교사 통한의 인터뷰

“육주학원 사학비리 맞섰더니 불륜 덧씌워 쫓아내더라”

추광규(인터넷신문고 기자) | 입력 : 2014/07/14 [11:16]

상주여상 국어교사 재직 시 학내 민주화 운동 앞장서자 해임처분
해고 24년 만에 ‘교육 민주화 운동’ 명예회복…복직 신청하자 거부


전 상주여상 국어교사로 재직하다 해고된 지 24년 만에 민주화 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이하 민보위)의 복직 권고에 대해 해당 재단이 이를 거부함에 따라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도리 교사는 1990년 4월1일 경북 상주에 위치하는 학교법인 육주학원(현 우석고등학교)에서 강제해직 당한 후 지난 2월10일 민보위에서 민주화 운동 관련자로 인정받았다. 민주화 운동 관련자로 인정되면서 동 위원회는 민주화 보상법률에 따라 김 교사에게 복직 희망여부를 물은 뒤 이를 희망함에 따라, 지난 2월19일 육주학원에 복직권고결정 사실을 통보했다. 그러나 육주학원은 공문접수 70여 일 만인 지난 4월29일 민보위에 보낸 공문을 통해 “보상심의위로부터 해직자 복직 권고를 받은 부분에 대하여 유감을 표한다”면서 “복직권고를 불수용 한다”고 통보했다. 육주학원은 복직권고 결정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로 △해임사유가 교원의 품위손상 △과거 판결의 기판력, 즉 해임 무효소송의 패소로 인한 해임징계처분의 적법성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 1인 시위에 나선 김도리 전 상주여상 교사.     © 사건의내막
전 상주여상 김도리 교사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기에 민보위가 재심을 통해 해직된 지 24년 만에 민주화 운동 관련자로 인정했을까? 또 학교법인 육주학원(현 우석고등학교)에서 이 같은 민보위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김 교사의 복직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는 속사정은 무엇일까?     
학내 민주화 운동 ‘눈엣가시’
육주학원 이사장 내외는 1974년 대통령으로부터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는 것을 비롯하여 내무부 장관, 문교부 장관, 대구시장, 경상북도지사, 경상북도 교육감, 검찰총장, 법무부 장관 등 각종 표창을 받은 교육 유공자이다. 육주학원(이사장 박병립)은 경북 경산시 옥곡동 21번지에 소재하고 있으며 경남과 경북에 걸쳐서 경산여중, 경산여고, 상주여상(현 우석여고), 성신여중, 대성중, 창녕대성고등학교 등 6개의 학교로 구성되어 있다.
김도리 교사는 이들 학교 가운데 1982년 경북 상주에 소재하는 상주여자상업고등학교(현 우석여자고등학교)에서 재임하다가 1990년 4월1일 육주학원 이사장에 의해 ‘교원 품위손상’을 이유로 해임되었다.
육주학원이 김 교사를 해임하면서 내세운 사유는 불륜을 저질러 교원의 품위를 손상시켰다는 것이었지만, 실질적 이유는 학교 민주화 운동을 펼친 데 대한 보복성 인사라는 점이었다. 육주학원은 김 교사의 병가를 통해 사생활을 알게 된 후 징계위원회를 개최하기까지 수개월여 동안 자진사퇴를 유도하기 위해 심각한 인권유린을 자행했다.
1980년대 후반기 전교조 태동 당시 김도리 교사가 펼친 학내 민주화 운동에 대한 육주학원의 탄압과 그 과정에서의 심각한 인권유린 상황은 민보위 재심의 심사자료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김 교사가 강제 해직되던 1990년 당시 육주학원의 비리는 온갖 수법이 총망라된 사학비리의 전형이나 마찬가지였다.
육주학원은 이사장 박병립(1922년생), 그의 처인 이육주(1922년생)는 물론 자녀 박홍경이 이사로 있는 등 일가족이 이사회 실권을 장악하고 학원을 운영했다. 이 과정에서 교사 채용 시 기부금 강요 등 사학비리가 만연했음은 물론, 교사에 대한 탄압과 인격모독, 부당 인사조치 등 교권탄압도 극심했다.
상주여상 교사였던 임모씨는 민보위에 제출한 인우보증서를 통해 “육주학원에서는 여교사들을 채용할 때 미리 결혼 시에 사직을 한다는 각서와 날짜를 정하지 않은 사직서를 작성하여 제출하도록 한 후 결혼과 동시에 사직을 강요했다”고 진술했다.
임씨는 계속해서 “육주학원은 신규교사 채용 시 교사들에게 수백만원에서 천만원에 이르기까지 기부금을 강요하여 받아온 사실이 있다”면서 “1989년 2월 말경 본인을 포함한 6명의 교사들이 양심선언을 하고 기부금 반환을 요구한 사실이 있으나 거부당했다”고 확인했다.
육주학원의 학내비리가 만연한 상황에서 김도리 교사는 1983년 담임을 맡은 한 학생의 자퇴서를 일방적으로 받으라는 학교 측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서 눈엣가시 같은 존재가 되었다. 그러다 1986년 10월경 교무과장의 생활기록부 위 조건에 항의하면서 학교 측과 대립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 지난 2008년 대법원에서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 회원들과 함께 시위에 나선 김도리 전 교사.     © 사건의내막
민보위 진술조서에 따르면, 1986년 10월경 이 학교 손아무개 교무과장은 김 교사가 1학년 때 담임을 맡았던 한 학생의 생활기록부를 임의대로 작성한 후 가져와서 날인을 강요했다. 하지만 김 교사가 이를 거부하자, 교무과장은 다른 교사들이 지켜보고 있는 교무실에서 ‘이 여자가 못됐다’며 큰소리로 호통을 치며 얼굴에 서류를 집어던지기까지 했다.
또한 이 학생의 2학년 때 담임이었던 이모 교사 또한 교무과장이 자신의 도장을 도용해서 담임란에 날인을 했다는 사실을 교무실에서 밝혔다. 이후 평교사들은 교무과장에 대해 육주학원에 조치를 요구하면서 교무실에서 농성까지 했으나 오히려 김 교사만 문제 교사로 낙인이 찍혔다.
상주여상 평교사들은 1988년 11월경 평교사협의회(이하 평교사회)를 구성하면서 학교장의 교사 인격모독 및 여교사 사직강요 등에 대해 항의했다.
당시 이들 평교사회의 활동에 대해 김민곤은 저서 <교육 민주화 운동 20년사>에서 “평교사회는 1988년 12월 육주학원 재단이사장 및 교장단의 날인으로 △여교사 사직 강요 및 부당한 권고사직 금지 △주임교사 직선제 △재단 학교경영 간섭금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사실상의 단체협약을 체결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고 술회했다.
사립학교에서 근무한 성원식 교사는 “사립학교에서 여교사에게 자행되었던 행태들은 중세 마녀사냥을 능가한다. 한 인간의 삶을 송두리째 무너뜨린 김도리 선생님 사건은 부패 사학재단의 단면을 그대로 보이고 있다. 반드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하며, 당연한 것을 밝히는 것이 이리도 어려운 것이 사학의 현 주소다”라고 설명했다.
 
해임 후 포기하지 않고 24년간 뛰어다녀 ‘민주화 운동 관련자’ 인정
그러나 육주학원측이 복직권고 결정 거부하면서 현실적 난관 부딪혀


육주학원, 심각한 2차 피해 유발
육주학원은 평교사들과 합의를 했으나 이를 지키지 않고 계속 부당인사조처를 자행했다.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자 1989년 2월 창녕대성종합고등학교에서는 기부금 반환 등 양심선언을 하면서 밤샘농성을 했다.
또한 육주학원은 김도리 교사에 대해 1989년 1월 기존의 부당인사조치자에 대한 원래 근무지 복귀에 따른 인사조치에서 제외하는 등 탄압을 계속했다. 이런 가운데 김도리 교사가 1989년 11월7일경 상주공고의 H교사에게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김도리 교사가 11월8일부터 12월19일까지 6주간의 병가원을 제출하면서 학교측의 퇴직 압박이 시작됐다. 학교장은 11월20일경 김 교사가 H교사에게 그동안 성폭행과 협박을 당하던 중 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이를 빌미로 학교에서 쫓아내고자 했다.
약점을 알게 된 서 교장은 11월21일 김 교사의 집으로 전화를 걸어 ‘육성회와  교사들과 학생들이 김도리 교사의 괴상망측한 소문을 다 알게 되었다’며 ‘병가원은 안 된다’면서 사표제출을 종용했다.
또한 교감 조아무개는 11월26일 대구 집으로 찾아가 김 교사의 모친과 언니가 있는 가운데 ‘김도리의 불륜이 상주시내 다방가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면서 ‘파면이 되면 연금도 못 받는다’면서 사표제출을 강요했다.
육주학원의 김도리 교사에 대한 2차 가해는 계속됐다. 교장은 교무실에서 김 교사가 ‘불륜을 저질렀다’는 폭언을 서슴없이 자행했다. 이런 가운데 퇴직 압박 강도는 점점 높아만 갔다.
하지만 김도리 교사가 ‘진실이 규명된 후 사직서를 내더라도 내겠다’며 퇴직을 계속해서 거부하자 학교장은 겸직을 하고 있는 성신여중의 육성회와 어머니회 회장단을 움직여 1990년 2월15일 탄원서를 제출케 하고 이를 빌미로 해직 절차에 들어갔다.
육주학원은 2월16일 학교장이 교원 품위손상 이유를 들어 김 교사에 대해 중징계 요구를 한 후 1990년 2월27일 이사회 회의도 하지 않은 채 임의로 직위해제를 했다. 이어 1990년 2월28일 징계위원회도 아닌 이사회 회의에서 김 교사에 대해 교사가 될 수 없다고 결정했다.
24년간 포기하지 않은 명예회복
징계위원회는 1990년 3월30일 진상조사가 아닌 소문을 핑계로 사표를 강요했다. 김 교사는 학교장의 비인격적인 행위에 대한 조처를 요구하면서 중도에 퇴장했으며, 징계위원회는 1990년 3월30일자로 해임을 의결했다.
문제는 육주학원이 성폭행을 호소하고 있는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주홍글씨를 새기는 가운데 해임으로 몰고 가면서 이사회 개최 과정을 무시했는가 하면 학교장이 자신이 겸직하고 있는 중학교의 육성회와 어머니회를 사주하여 탄원서를 작성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서 당시 수년간 학교장과 함께 근무했던 박아무개 행정실장은 “교장이 하기 어려운 것은 육성회에서 다 처리한다”고 증언했다.
김 교사가 해임당한 후 포기하지 않고 24년간을 뛰어다니면서 밝혀낸 사실과 각종 증언과 자료들이 이번 민보위를 통해 원점에서 재조사 및 확인되면서 과거의 판결에 얽매이지 않고 사법부 판결을 뒤집으면서 교육 민주화 운동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실제 민보위는 △H교사에게 법원이 폭행죄에 대하여 벌금형을 부과하는 판결을 내린 점 △심각한 인권침해가 있었던 점(서교장에게 법원이 명예훼손죄에 대하여 벌금형 등 유죄 판결) △1990년 2월27일 직위해제 등 징계처분이 1990년 2월28일 이사회 회의에서 결정되지 않았다는 명백한 절차상 하자가 있음이 발견된 점 △그동안의 법정투쟁을 통해 육주학원의 기부금 수령이 기사화되어 사회에 경종을 울리게 된 점 등을 들면서 “민주화 운동과 관련하여 해임된 것이라고 인정함에 부족함이 없는 것으로 사료됨”이라고 판단했다. 
민보위는 지난 1월20일 열린 제401차 위원회에서 1990년 3월30일 개최된 육주학원 일반교원징계위원회에서 교원의 품위손상 등을 이유로 신청인이 해임처분을 받은 것은, 민주화 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라목, 제1호의 규정에 의거 “재단의 비리와 일방적 학교운영에 항의 등을 한 행위로 보복성 인사조치를 받은 것으로 판단되어, 신청인의 해임은 사학의 부당한 관행에 대한 항거와 교육 민주화 활동과 관련된 것으로 인정함”이라고 결정했다.
민보위의 이 같은 극적인 심사 결과는 처녀로서 씻을 수 없는 가슴에 새겨진 주홍글씨가 학내 민주화에 나선 데 대한 보복에 의한 것이라는 점이 뒤늦게나마 인정되면서 명예를 회복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김도리 교사는 24년 만에 어렵게 민주화 운동 관련자로 인정받게  되었으나 그동안의 피해에 대한 보상은 육주학원이 복직권고 결정을 거부하면서 현실적으로 난관에 부딪히고 있는 것.
민보위 복직 담당자는 “현재로서는 육주학원 측에서 복직권고 수용을 거부한 상황이기에 현실적으로 저희가 추가로 취할 조치는 없다”면서 “민주화 보상심의위는 지금까지 490건의 복직결정을 했지만 회사의 여건 등이 바뀌는 등의 이유를 들어 수용된 사례는 32건에 불가하다”며 현실적 어려움을 호소했다.
김도리 교사는 “그동안 육주학원과 해임무효소송과 이에 대한 재심소송, 육주학원의 사문서 위조 등에 대해 고소를 했다. 그러나 대구지방검찰청은 피고소인에 대한 조사도 하지 않고 각하시켰다. 또한 판사들은 실체적인 진실은 안중에도 없고 재단을 위한 변호인이 되고 재단과 판사들을 위한 형식적인 재판을 했을 뿐”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이사장 신미자)는 지난 5월8일 “학교법인 육주학원은 해임된 김도리 교사에 대한 원직복직 조치를 즉각 시행하라!”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경상북도교육청과 교육부는 민주화 운동 관련자로 인정된 해직교사에 대한 복직 조치와 인사상 불이익 해소를 위한 방침을 즉각 수립하여 시행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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